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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20 15:26
전직 택배터미널 상차반장의 택배일에 관한 소회(장문주의)
 글쓴이 : failedlove
조회 : 768  

오늘 택배에 대한 기사들을 보다가 댓글(베플)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서 써봅니다.

배달기사분들도 힘들겠지만 터미널 근로자들에게도 관심이 필요합니다

요새같이 바쁜때면 제일 바쁜 월요일은 진짜 기본 12시간 근무인데 17시간 이상 일하고 

집에 가서 3시간 자고 또 나와야 해요..

제가 있던 롯데택배는 6시반부터 다음날 아침 6시반이 기본근무시간인데

월요일에는 보통 9시에 끝납니다. 명절기간이면 10시 넘어요 

그리고 끝나고 집에 가면 12시 정도 됩니다..택배터미널은 11톤 트럭이나 트레일러 등

큰 화물차가 다니기 때문에 보통 고속도로 진출로 인근에 있어서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퇴근하고 3시간 자고 일어나 밥먹고 다시 출근하면 진짜 죽을 맛입니다.

화요일 근무 끝나면 5시간 수요일이 지나서 목요일은 되어야 그나마 잠 좀 잡니다 

최악의 발암물질이 뭔지 아시나요 바로 철야입니다. 밤샘근무요..

그렇지만 야간수당은 커녕 법정휴식시간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고도 최저임금받죠..여러분들이 편하게 택배주문하고 댁에서 받는 현실은 모두 다른 누군가가 

처참하게 갈려나가는 희생이 있기에 가능한 겁니다

가장 문제는 바로 본사입니다. 택배박스 개당 단가를 현장에서는 박스단가라고 합니다. 

택배는 개인 대 개인보다는 기업 대 개인 물량이 압도적이라 보통 2,500원 하는 기본 택배단가를 

대량발송하는 기업에게는 많이 싸게 해줍니다 17~1800원 정도?? 더 낮은 곳도 있을거에요 

그 박스단가 손해본 걸 인건비로 매웁니다. 그리고 두번째 택배본사에서 그날그날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을 

알고 있음에도 한계치 이상의 물량을 무조건 다 받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집계부터 다 전문 프로그램을 써서 관리하기는 하는데요..그래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합니다

최근 보니까 댓글 중에 인력을 더 투입하고 임금을 더 주라는 말들이 많은데요

인력 더 투입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택배터미널 근무 해 보신분들은 알겁니다. 

상차나 하차 모두 정해진 라인이 있어요 인력을 더 투입해 우왕좌왕 정신만 없습니다. 

상차나 하차 모두 4명이서 돌아가면서 차 1대씩 맡아서 하자는 의견도 있는데요..

사실상 인건비 따지면 현실성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택배비 엄청 올라갈 겁니다 

그나마 현실적인 방법이 바로 본사에서 하루에 딱 정해진 처리가능한 물량만 받는 겁니다. 

그래야 노동자들도 3,4시간 자고 출근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그래야 배달기사님들도 

터져나는 물량에서 조금이나마 해방될 겁니다. 더 일하면 돈 더 버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요 

돈 더 벌자고 연장근무해봤자 최저임금인데요..하루에 1시간 정도면 모를까 요새처럼

코로나 물량에 성수기(택배는 추석부터 김장철까지가 가장 물량이 많은 성수기입니다. 

게다가 남부지방에서 올라오는 과일이나 농산물 등 짐도 가장 무거운 시기입니다)

그깟 최저임금 안받고 집에서 1시간 더 자는 게 훨씬 낫죠..

보통 택배터미널을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지는 않습니다. 도급사라고 부르는 하청업체가 

본사에 몇억씩(큰 터미털은 10억대 단위가 훌쩍 넘어감)의 예치금을 걸고 하도급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도급사는 인력사무소랑 게약하고 인력을 모으죠. 여러분이 택배비로 낸 2,500원을 

본사 및 도급사와 인력사무소 및 근로자, 그리고 배달기사가 나눠먹는 겁니다. 

진짜 박스 하나 처리해도 근로자 손에 들어오는 건 정말 얼마 안됩니다. 

물론 단가를 생각하면 택배비는 오르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올려야죠 

한꺼번에 오르면 당장 힘든 분도 많은데 더 살림살이 빡빡해집니다.

전자상거래에 큰 타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 CJ가 대한통운을 인수하고 택배업계 점유율이 거의 50%에 육박합니다. 

그 다음이 롯데택배가 13% 정도 한진도 12%정도고 우체국이 8.5% 로젠이 7.5% 입니다. 

사실상 CJ의 독과점이죠 그리고서는 절대갑의 위치가 되어서 단가싸움으로 나머지 택배회사를 조집니다. 

이게 부작용이 상당히 많은데, 일단 택배업계의 제 살 깎아먹기식 단가싸움이 본격화 된 게 첫번째고요, 

CJ가 가격단가를 낮게 부르니 일명 좋은 박스

(가볍고 일정한 크기의 박스들 예:홈쇼핑 의류구매박스)가 몰리게 됩니다


두번째로는 그렇게 되니까 CJ말고 다른 택배회사로는 일명 똥짐이라고 부르는 무겁고 

크고 들기 더러운 택배물들이 많아지는거죠..택배상하차 인원모집하는 곳에 보면 20KG 보다 무거운 짐 없다고 하죠?? 

그거 믿지마세요 ㅎㅎ CJ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디만..대충 택배업계가 이렇게 돌아갑니다..

전 상차반장까지 해봤고요..이래서는 조만간에 터미널근무자들 파업이 멀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야 하루라도 더 벌어야 하니까 참았겠지만 다들 한계거든요

택배상하차 하는 사람들은 다 못 배우고 무식하다는 것도 편견입니다. 자영업 하시는 분들도 있고 

기업사장이셨던 분들도 있습니다. 인생이 더럽게 안풀려서 택배업계까지 온거죠..

누구는 인생 편하게 살고 싶지 않겠습니까..그들도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가정을 위해서 밤새, 그리고 여름에는 땀과 모기 그리고 겨울에는 야외라서 

영하 15도 넘는 한파(밤이라 더 추워요)에도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이제는 다른 일을 하지만 여러분들이 많은 관심 가져 주셔서 

그들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대우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세요

끝으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서명이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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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로군 20-10-20 15:32
   
이게맞는말.

아무리 자동이동시스템이 생겼어도 안되는건 안된다더라고요.
     
나루터기 20-10-20 15:35
   
택배상하차는 어떻게 해도 힘들어여 돈을 많이 줘야져
 최저임금보다 몇백원더준다고하던데
          
failedlove 20-10-20 15:50
   
돈도 돈이지만 지금 현장 분위기는 사람들 죽기 직전이라 이대로는 못해먹겠다는 분위깁니다
그 힘든 일을 하루에 3,4시간 자고 매일해야 하니 죽을 맛이죠...
나루터기 20-10-20 15:34
   
도도히 몬잃것다 ㅎ
     
failedlove 20-10-20 15:37
   
제가 봐도 그렇네요 ㅎㅎㅎ 그래서
줄 띄우기 했습니다
          
나루터기 20-10-20 15:38
   
택배기사도 이야기를 하더라구여

 우리 택배기사보다 물류센터에 문제를 먼저 고쳐야된다구여
               
failedlove 20-10-20 15:42
   
택배터미널이야 말로 이 나라 최악의 인권지대 중 가장 등잔불 및에서 가까운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월요일은 밥시간도 1시간 다 안줍니다 ㅎㅎ 물량 많다는 핑계로
3,40분 주고 법정휴게시간은 주어진 적이 없습니다 알아서 쉬라는 거죠;;;
마이크로 20-10-20 15:41
   
택배기사들 요즘 호황아님? 양이많아서 힘들면 그냥 같은 지역에 택배기사를 증원하면되는거 아님?
     
failedlove 20-10-20 15:47
   
택배기사를 증원하면요..지금 한달에 500버는 동네라고 치면 정확히 반으로 나뉘었다고 계산하면
250이겠죠?? 안와요..절대 안와요 자 가격이면 그냥 편하게 음식점에서 서빙하는 게 낫죠..
그리고 한달에 500정도 고정으로 가져갈 수 있는 동네는 전국에서도 손으로 꼽습니다
혹시 코로나로 인해서 물량이 정확하게 2배로 늘었다면 가능하겠죠 하지만 그것도 아니고 섣불리 증원했다가 성수기(10월~12월)이 끝나서 물량 줄어들면 그 뒤의 감당은요? 파트타임 얘기도 있지만 안들어오려고 하죠..증원은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마이크로 20-10-20 16:12
   
요즘같은 불황에 잘나가는 업종에다 향후에도 생활패턴변화로 지금의 호황이 이어질업종입니다. 정부에서 기사님들 과로사 막는다고 주52시간근무제 돌입하면 택배사에서는 택배기사 모집해서 동내 나눌텐데 기사님들이 가만있을까요? 

수수료 올려주면 과로사안생기나요? 기사님들 정답은 수수료 올려주고 하루배당건수 줄여달라는거 아닌가요?
               
failedlove 20-10-20 16:24
   
구조적인 문제를 바꾸자는 거죠..52시간 근무제는 어디에도 없던데요??
기사들도 그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택배기사를 증원할 수 있는 지역이 전국에 몇군데나 될 것 같나요??
또 그런 곳은 이미 다 증원이 되어 있습니다. 분류작업 배달작업 집하(배달할 물건을 모아오는 것)까지 너무 많이 배달기사에게 몰아넣고 있다는 얘기죠..
수수료는 당연히 올려야 하구요..배달기사 뿐만이 아니라 터미널 근무자를 위해서도요
하루배당건수를 줄일수는 없죠 내 구역에 몇건이 올지 어떻게 압니까
앞서 얘기했던 분류 배달 집하에 과중된 업무를 분산해달라는 겁니다
다른생각 20-10-20 17:57
   
택배 물류센터가 진짜..
10년전 현실이었지만.. 아마 지금도 물류회사서 직접 관리하는 대형센터 아니면.. 비슷할듯..
야간조 정규직 근무시간이.. 오후 7시 근무시작.. 익일 오전 11시퇴근..이 일상..
원래는 7시 퇴근인데.. 하차,분류,상차 물량 소화해 내려면..
일찍 끝나도 10시 넘겨 퇴근임..
매일 15시간에서 16시간 근무임.. 거진 주당 90시간대 근무..
물량 쏟아지는 지옥의 연말이되면 11시 이전 퇴근은 꿈도 못꾸는..
그 시즌되면 택배본사서 사무직들 10여명씩 떼거지로 오전에 잠깐 도와주러 오는데 도움이 안되..
진짜 직장이라고 들와서 열에 여덣,아홉은 일주일도 못채우고 도망갈수밖에없는 근무환경임..
차라리 돈이라도 많이주면 억지로라도 버틸사람들 많은데..
정규직이라고 하면서 법적으로 외주 계약직 파견 근로자임..
최저 시급에서 약간 더받는 수준이고.. 일일알바랑 시급에서 큰차이 없음..
년차에따라 100원씩 시급 올린다는데.. 그래봤자..
보너스나 성과급은 꿈도 못꾸고.. 명절되면 2만원짜리 선물세트 나눠주는게 전부..
차라리 알바는 7시땡하면 칼퇴근이라도 시키지..
허울만 정규직이라고 불리는 노동자는 퇴근도 못하고 야간,오전 물량 다 소화하기전까지 붙박이임..
주1회 휴무는 있는데.. 노동강도와 노동시간이 있다보니 하루 쉰다고 회복이 안되는..   
문제는 기본적으로 인건비 줄이려고 인원충원과 노동환경 구조개선에 신경을 안쓰다보니 생기는일..
단순히 노동강도 때문에 구인난이 심각한거라는 사람들이있는데.. 이건 현장 시스템을 잘모르는 사람들의 뇌피셜일뿐이라는게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