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34)씨가 그룹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노무라증권에 근무하며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MBA를 마친 후 34살에 롯데에 입사했다. 신유열씨도 부친의 궤적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신유열씨는 올해 상반기 일본 ㈜롯데에 입사했다. 정확한 직급과 직책, 업무 등은 파악되지 않지만 이사급으로 입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8년 게이오대를 졸업한 후 도쿄 노무라증권에 입사해 10여년 만에 임원직에 오른 바 있다. 최근까지 싱가포르 법인에서 근무하며 기업공개IPO) 및 상장 업무를 맡아왔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에서의 첫 발도 임원에 해당하는 이사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입사한 ㈜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자회사로 제과업을 영위한다. 한일 롯데그룹의 모태다. 일본 롯데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롯데에서 경영수업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신유열씨와 부친 신동빈 회장의 입사시기와 행적과 시기는 매우 흡사하다. 신동빈 회장과 신유열씨는 ‘컬럼비아 MBA-노무라증권-롯데 입사’라는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병역의무와 국적변경 등에서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신동빈 회장은 1996년(만 41세) 일본 국적을 포기해 병역의무에서 해방된 후 다음해 롯데 부회장으로 승진해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후계자 코스를 밟았다. 당시에는 만 40세부터 병역이 면제됐다.
현재는 2009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만 38세부터 병역이 면제된다. 1986년생인 신유열씨는 2024년 한국 국적을 취득할 경우 병역의무에서 자유로워진다. 그는 일본 롯데에서 경영수업을 받은 후 2024년께 한국 롯데에서도 경영자 코스를 밟을 것으로 확실시된다.
다만, 3세 경영 체제로 이어지려면 선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신 회장은 일본과 한국 이중국적 상태에서 일본 국적을 포기했지만, 신 씨는 한국 국적 취득을 위해 국적 회복 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 일본에서 나고 자란 신 씨는 한국어 구사 능력도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재판 등으로 신 회장이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한 것도 최근인 데다 신 씨가 한일 양국 롯데 계열사에 지분이 전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벌써 3세 경영 문제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