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새 잡담게시판으로 가기
(구)잡담게시판 [1] [2] [3] [4] [5] [6]
HOME > 커뮤니티 > 잡담 게시판
 
작성일 : 20-02-20 13:02
(소설)어느 조선족의 밀입국1부(긴글주의, 재미주의)
 글쓴이 : 러시아
조회 : 744  

부산항에 도착해서야 냄새나는 창고에서 나왔다.

배에서 하선하며 하늘을 보니 중국과는 다르게 별이 보였다.

 

콜록콜록

 

기침은 더욱 심해졌지만 한시간전 먹은 해열제 덕인지 열은 가라앉았다.

 

리영철씨?”

이거 받으시고요. 먼저 저 앞 숙소에서 샤워하시고 옷부터 갈아입으세요.”

 

명함을 꺼내 상대가 맞는지 확인하려고 하는 나에게 검은 양복의 사내는 멀찌감치 서서 옷이든 가방을 던졌다.

 

씻고 나오실 땐 마스크 하시고 제가 말씀드리기 전까지는 마스크 벗지 마세요.”

. 네에.”

 

사내가 손짓하는 방향을 보니 간판이 반은 깨져있는 여인숙이 보였다.

 

샤워시킨 후에 바로 데리고 올라갈 거니까 집회준비 잘 시키고..”

 

여인숙으로 걷는 내 등 뒤로 사내가 어디론가 통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도 안계시나요?”

 

여인숙은 오래전부터 사람이 없었던 듯 적막했고 마치 여기란 듯이 한 쪽 방문이 열려 있었다.

안에서 세어 나오는 희미한 불빛을 따라 들어가니 벽에 붙은 커다란 달력이 눈에 들어왔다.

 

벌써 129.’

 

아내는 이미 우한 폐렴에 걸려 사망했다,

나 역시 간호하던 중 감염 된 것 같았지만 남겨진 아이들을 위해 내 건강만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에서 나 같은 코로나 의심자를 모아 신약 테스트를 한다며 지원자를 받는다는

말을 들은 것은 이틀 전이었다.

 

정말입네까? 병도 고쳐주고 생활비도 준다는 것이?”

기렇다니까. 대신 비공식적인 실험이라 밀항을 해야 해.”

 

재중한인회 간부 중 한사람이 내게 약간의 돈과 명함을 하나 준 이후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꼬박 삼일이 걸렸다.

두 아이 중 둘째는 내가 떠나오던 날부터 기침을 시작했었다.

 

빨리 돌아가야 해.’

 

아아. 가방은 왜 들고 와요. 그거 빨리 버리세요.”

 

샤워 후 옷을 갈아입고 나서, 입던 옷을 건네받은 가방에 넣어 메고 나왔더니 사내가 인상을 쓰며 뒷걸음질했다.

 

장갑은 왜 안 꼈어요. 모자랑 장갑도 착용하세요.”

 

입으로는 존대했지만 그 사내는 눈빛과 손짓, 그리고 온 몸으로 나를 천시하며 이야기했다.

 

뒤로 타라고요. 뒤로.”

검은 승합차에 붙어 있는 태극기를 보고서야 난 내가 한국 땅에 왔다는 것을 실감 했다.

어딘지 모를 곳으로 밤새 이동하던 중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사내에게 물었다.

 

병원으로 가는 겁네까? 아니면 연구소로 가는 긴가요?”

 

사내는 한동안 댓구 없이 창문을 열어 담배만 피워대다 뭔가 생각난 듯 흠칫 놀라 담배를 끄며 말했다.

 

아 X발. 담배가 안 좋다고 그랬지. . 그리고 리영철씨는 내일 하루만 우리가 있으라고 하는데서 있다가

돌아가시면 돼요.“

 

물어 볼 것은 많았지만, 사내의 신경질적인 모습에 포기하고 재중한인회 간부의 말을 곱씹었다.

 

아 기렇다니까. 하루면 돼. 한국에 가면 시키는 대로 하루만 있다가 다시 밀항해서 돌아오면 된다고.”

아니 기릏다고 이렇게 많은 돈을 줘요?”

그기 다아~ 비밀 유지 값인기야. 잘 들으라. 이거 딴데로 이야기 세나가믄 니나 나는 물론이고 니 아이들까지...”

 

신약 테스트는 기업들이 극비에 붙인다는 말과 함께, 비밀이 세어나가면 막대한 피해보상 요구와 함께 목숨이 위태로울 것이라는 협박 앞에도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돈 앞에서 나는 덥석 이 제안을 수락했었다.

 

거기 병 또 있어요. 뚜껑 꼭 막으시고.”

 

가래가 나올 때마다 뱉어서 모아두라던 병은 이미 3개나 찼다.

 

화장실 급한 것은 아니죠. 급하더라도 참아요. 여기서는 CCTV 때문에 화장실 못가니까.”

 

얼마나 지났을까. 잠시 쉰다며 멈춘 휴게소에서 그는 내게 차에서 내리지 말라고 하고 혼자 화장실로 갔다.

머리를 숙여 운전석 앞을 보니 차량 시계는 새벽 3시를 알리고 있었다.

 

이거 먹어요.”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서 휙 던져준 비닐봉지 안에는 빵과 우유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틀 동안 목으로 넘어간 것은 생수 한통이 전부였다.

얼마나 긴장했는지 배고픈지도 목이 마른지도 몰랐었다.

 

....”

 

허겁지겁 빵과 우유를 먹던 나는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단팥빵이었다. 죽은 내 아내가 가장 좋아하던 빵.

젊었을 때부터 유난히 단팥빵을 좋아하던 아내는 내 잘못으로 화가 나고 토라져있을 때에도

단팥빵 한 봉지에 나를 용서해줬었다.

 

. 조용히 좀요. 다들 힘들어요.”

 

룸밀러로 내가 흐느끼는 것을 본 사내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이따가 오전부터 저녁까지 힘들테니까. 지금 좀 자둬요. 오늘 하루 돌아다닐 곳이 많아요.”

 

운전석이 작아 보일정도로 육중한 사내는 뒤를 돌아 나를 보며 금테 안경을 고쳐 잡고 사각형의 얼굴을 동그랗게 웃으며 말했다.

 

아참 내 인사를 안했네. 내가 재중한인회 부회장인 거 아시죠?”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아베에겐 홍차를, 일본 본토엔 차르봄바를.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에라오 20-02-20 13:05
   
뭐가 재미짐????
     
러시아 20-02-20 13:07
   
잘 읽다보면 온갖 서스펜스와 스릴 그리고 인류애가 담겨져 있어요.
우디 20-02-20 13:24
   
?
육포황교활 20-02-20 13:28
   
그러니까 님 이야기는 조원진이 조선족 데려와서 태극기 집회에 참석시켜서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소설인거죠? 길게도 쓰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