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에 당면이 들어간 것은 1900년대가 훨씬 지나『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1939년)에서이다. “도라지, 미나리, 목이, 황화채(원추리꽃), 표고, 파, 음파 등을 볶아서 섞고, 위에 알고명과 잣, 채썬 고추 등을 얹는다. 마른 해삼과 전복을 삶아서 채썰어 넣으면 좋고, 당면을 데쳐서 넣는 것은 좋지 못하며 먹을 때 겨자장이나 초장에 찍어 먹는다”고 하여 당면이 언급되었지만 좋은 방법이라고 하지는 않았다.
『조선요리제법』(1942년)의 잡채는 재료는 위와 거의 비슷하지만 재료 중에 당면을 제일 먼저 꼽았다. 당면은 녹두나 감자의 녹말을 반죽하여 국수로 뽑아 천연동결법으로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19년 사리원에 처음 공장이 생겼으며, 우리가 지금 먹는 당면 넣은 잡채는 1930년 이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흔히 잡채를 전통 음식으로 알고 있으나 그 내용이 이처럼 많이 바뀌었다. 당면은 먹기 시작한 지 불과 100년도 안 되는 식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