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어차피 노예가 노예인 건 맞지만...
인류 역사상 노예에게 기본인권을 보장해줬던 유일한 나라가 로마였던 걸로 주워들었네요...
주인은 반드시 그들의 의식주를 해결해주고 노동력을 제공받아야 할 의무가 있었으며, 비록 적은 금액이나마 반드시 급료를 지불해야 했었음... 당시의 사회 일반에 저해되는 너무나도 부당한 대접을 받으면 노예라도 주인을 고발하여... 주인을 갈아치울(?) 수 있는 권리가 있었음... 뭐 현실에서 잘 지켜졌든 어쨌든, 암튼 법적으로는...
그 급료를 꾸준히 모아 몸값을 지불하고 해방될 권리 또한 있었으며, 그 자식대부터는 기존 로마인과 동등한 시민권을 보장받음... 설령 돈을 못 모아도 또 하나의 기회가 있으니... 주인이 죽을 때까지 사고 안 치고 옆에서 오랜 세월 보필하면, 주인이 유언을 통해 해방시켜 줌...
이런 게 어떻게 가능하냐면... 로마인은 핏줄보다는 정체성으로 자신들을 규정하였기 때문이고... 노예란 통상 전쟁터에서 잡혀 끌려온 적성분자(?)들이니 사회통합과 동화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알지만, 그래도 같은 인간으로 인정하는 사회통념이 있었기 때문임...
동화가 완료됐다면 더이상 노예로 둘 필요없이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하여, 세금을 낼 자유민을 하나라도 더 늘리는 게 국가로서는 이익이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임...
동화에 큰 무리가 없어보이는 자는 집안일이나 아이들 교육 등의 비교적 손쉬운 잡무를 맡아 해방될 기회가 더 많았으며... 동화가 매우 어렵다 싶은 자들은 광산 등에서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게 되고... 이걸 견뎌냈으면 동화는 되었겠구나 판단했던 것임...
중근세 우리가 아는 노예의 개념과는 많은 차이가 있지요. 물론 그래봐야 노예는 노예였고, 법이 꼭 지켜졌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늘상 세상은 강자가 더 유리하니 현실에선 부당한 대접도 많았겠지만...
그래도 그 시대에 노예에게도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해줬다는 점에서, 그들이 왜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답을 봤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