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그럼에도 JDI를 타깃으로 삼은 것은 일본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만든 산업혁신기구(ICNJ)를 정조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혁신기구는 일본 정부가 2009년 만든 관민(官民)공동펀드다. 현재 정부가 2860억엔, 민간이 135억엔을 출자했다. 최대주주는 95.49%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일본 재무성(주주명부에는 재무대신)이다.
JDI는 2012년 산업혁신기구 주도로 소니·히타치·도시바 등 3개 회사의 디스플레이 사업을 통합한 회사다. 3개 회사의 디스플레이 사업을 합치고, 산업혁신기구가 2000억엔을 출자해 대주주가 됐다. 산업혁신기구는 파나소닉·소니의 OLED 사업부를 통합해 만든 JOLED(현 JDI 자회사) 설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샤프에 자금 지원을 하는 등 사실상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을 움직이는 존재다.
결국 JDI를 문제삼으면 아베 정부의 산업정책 핵심 수단인 산업혁신투자기구의 활동에 태클을 걸 수 있는 셈이다. 산업혁신투자기구는 디스플레이 산업 뿐만 아니라 2017년 도시바 인수를 주도한 것처럼 반도체 산업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제조업 구조조정에서 핵심 자금원이기도 하다. 결국 2013~2014년 이후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는 일본 정부의 예산으로 생존하면서 제품을 판매해왔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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