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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7-18 14:05
저희 집안의 비밀을 알았어요. (약간 종교)
 글쓴이 : Mahou
조회 : 1,116  

 제가 요즘 분점 준비중이라 바쁘다보니, 가생이에 자주 접을 못하는데,
왜구건으로 무지하게 핫하군요. 그래서, 잡게스럽게 일기나 적겠습니다 ㅋㅋ

 얼마전에 저의 아버지도 몰랐던 집안의 비밀을 들어서요 ㅎㅎ
제 친가가 소위 지역의 유지집안이고, 제가 뭐시기 23대손이고 뭐 그렇습니다.
선산이야 당연히 있으며, 제가 묻힐 장소마저 있는데(막상 보면 기분 더럽)
이상하게 제 증조부모님의 묘는 천주교 묘지에 있더라고요. (것도 최상단쪽)
크게 의구심을 가지진 않았으나, 이 이유를 이제야 알았어요.

 제 조카가 얼마전에 세례를 받았는데, 이 모습을 본 할머니가 처음 말씀 주셨습니다.
본인께선 그것이 한이고, 감동이셨는지 눈물도 보이셨고요.
그니깐 제 할머니 집안은 원래 서울의 양반집안인데, 당시 천주교를 믿었다 합니다.
그러나, 종교박해가 있었고, 양반이라 화는 면할 수는 있었어도,
더이상 연고지에 살 수가 없는 형편이 되신 것이죠.
그래서, 증조부모와 함께 아래로 내려와 저희 친가지역에 자리를 잡고, 이어진 것이라네요.

 화는 면했다한들, 종교로 인하여 가문은 몰락수준이였다고 보셔도 되고요.
당시 증조부모님의 고생이 너무나도 심했던지라,
집안에서 이 일에 대하여 일체 말을 못꺼내게 하셨다고 하더군요.
그걸 90이 되셔서, 증손녀(제 조카)의 세례 모습을 보고, 처음 눈물 흘리며 말씀 주셨습니다.
가장 놀란 분은 저희 아버지 ㅋㅋ 본인도 전혀 모르셨다는.

집안의 역사가 한국의 역사와 이어지는 것 같고, 저로선 미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물론, 집안에서 천주교 권유야 수시로 있습니다만, 저는 기본적으로 무교입니다.
그것도 제가 10년 넘게 크리스찬이였다가, 교회에 신물이 나서 돌아선만큼,
더더욱 다시 종교를 믿을 생각은 없고요.
그래도, 우리집안이 천주교 집안이란 점이 어느정도 종교적 자극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냥, 일기적었어요 ㅋㅋㅋ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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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7 19-07-18 14:07
   
허허... 그런 사연이....    할머님이 얼마나 오랜시간 마음고생을...   
Wombat 19-07-18 14:08
   
전 전투적 무신론자 이지만
믿음을 위해서 죽을수 있는 용기가 가장 숭고한 정신이라고 봅니다
(자/살폭탄 같은게 빼고)
mymiky 19-07-18 14:09
   
종교 자유가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다행이네요..

증조모님이 한국 카톨릭 역사를 말해주는... 역사의 산증인이시군요..
다크고스트 19-07-18 14:10
   
근대 우리나라가 워낙 우여곡절이 많아서 집안의 비밀 이야기들은 다들 있을 것입니다.

저도 최근에 들은 이야기가

625때 낮에는 국군이 와서 젊은이들 데리고 가서 빨갱이라고 죽이고, 밤에는 공비들이 내려와서 젊은이들 학살하고 이런식으로 밤낮으로 고통을 받은 걸 잘 알고 계실꺼에요.

외할머니가 외삼촌이 보이지 않아서 그렇게 사람들 시체들 사이에 혹시라도 외삼촌이 있을까 울으시면서 시체더미를 찾아 헤매셨다고 하시더라구요. 당시 겨우 중학생 나이였는데도 말이죠.

외삼촌은 마을 뒷산으로 피신해서 다행이도 국군에게도 북한 공비에게도 잡히지 않고 화를 넘기셨다고 하더군요.
     
Mahou 19-07-18 14:23
   
전쟁의 산증인이군요. 사상에 사람이 먹힌 ... ㄷㄷ
그쪽 가족분께서도 고통의 트라우마가 보통이 아니셨을 듯 합니다.
          
다크고스트 19-07-18 14:27
   
그리고 아버지 쪽에 형제들 중 3번째 큰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금기셨는데 최근에 들었는데 한국전쟁때 빨갱이로 몰려서 사살되셨다고 하더군요. 진짜 빨갱이도 아니고 당시에는 그렇게 몰려서 사살되는 분들이 많으셨다는데 제가 거의 50년 가까이 되도록 가족모임에서 한번도 듣지 못하다가 얼마전 아버지 바로 위에 큰아버지 돌아가시고 이제 아버지 형제들 중 아버지만 남게 된 상황에서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습니다.
달빛호랑이 19-07-18 14:13
   
신념을 종교로 삼고 살아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