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반발로 우리나라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거세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롯데와 쿠팡, 다이소 등 일부가 일본계 기업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일본계 자본이 투입돼 일정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모두 우리나라 기업임을 강조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크게 호텔롯데와 롯데지주가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 19.07% △일본주식회사 L투자회사 72.65% △신동주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50%+1주)인 일본 광윤사 5.45% △일본 패미리 2.11% 등 일본 기업들이 지분 99.28%를 소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홀딩스는 △신동빈 회장 4% △광윤사 28.1% △종업원지주회 27.8% △관계사 13.9% △임원지주회 6% 등으로 지분이 구성돼 있다. L투자회사는 이 롯데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다.
롯데지주는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두드러진다. △신동빈 회장 11.7% △신격호 명예회장 3.1%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2.2% △신동주 전 부회장 0.2% 등 오너 일가가 17.2%를 소유한다.
오너 일가를 제외한 지분율은 △롯데홀딩스 2.5% △호텔롯데 11.1% △롯데알미늄 5.1% △롯데장학재단 3.2% 등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호텔롯데는 102억 1800만원(1주당 100원), 롯데지주는 572억 4600만원(1주당 800원)을 배당했다.
또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아사히 등이 '노노재팬'에서 불매운동 대상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들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들은 롯데 계열사에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호텔롯데 등 롯데 계열사가 현금배당을 하면 오너 일가는 물론 롯데홀딩스 등 일본 기업에게 배당금이 건너가는 구조인 탓에 일본계 기업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20일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사장단회의)에서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배경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는다.
신 회장은 "고객, 임직원, 협력업체, 사회공동체로부터 우리가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제는 우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돼 사회와 공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이소 역시 롯데와 비슷한 이유로 불매운동 대상으로 거론된다.
다이소의 2대 주주는 일본 대창산업(34.21%)으로 대창(大創)의 일본식 발음이 다이소다. 여기에 지난 2017년 150억원의 현금배당이 이뤄졌다.
이에 대해 롯데와 다이소는 우리나라 직원들이 근무하는 우리나라 기업임을 강조한다.
특히 롯데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보복 당시 한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가장 큰 피해를 봤지만, 이번에는 일본 불매운동 대상에 거론되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또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해 이 같은 오해를 없애려고 추진 중이지만, 2015년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형제의 난' 이후 호텔롯데 상장 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반면 쿠팡은 조금 다른 모습이다.
쿠팡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만든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에서 두 차례에 걸쳐 30억 달러(약 3조 5688억원)를 투자받았다. 쿠팡과 그 지주사인 미국 쿠팡LCC가 비상장사인 탓에 정확한 지분율은 알 수 없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비전펀드가 쿠팡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한 최대주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비전펀드는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PIF)의 지분이 48%로 가장 높고 소프트뱅크가 30%로 뒤이은 글로벌 펀드다. 또 쿠팡은 지난해 영업손실 1조 97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 행보를 계속하며 한 번도 배당을 한 적 없다.
쿠팡도 입장문을 내고 "쿠팡은 자랑스러운 한국 기업"이라며 "사업의 99% 이상을 한국 내에서 운영하고 이미 2만 5000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쿠팡의 모든 시설을 설계하고, 짓고, 운영하는 것 또한 우리 국민들"이라고 호소했다.
쿠팡은 이어 KB금융과 삼성전자, 네이버 등의 외국인 지분율을 지적하며 "쿠팡 또한 해외 투자를 유치해 한국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고 다양한 투자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면서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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