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섬은 마치 하나의 나라와도 같습니다. 섬 사람들은 비록 섬이 크더라도 섬 특유의 정서와 문화를 형성합니다.
섬은 커도 육지와 떨어져 있고, 대부분 화산섬인 경우가 많아 토질이 척박하여 농사가 어렵고 해안가에 집중되어 거주하며 태풍 등의 자연 재해가 심해 문화 발달도 어려운 환경입니다.
그래서 섬사람들은 바다자체를 신으로 모시며 그들만의 독자적인 삶의 방식을 영위하죠.
제주도에 가서 토박이 제주도 사람들에게 물으면 뭍과 섬을 구분하여 섬사람과 뭍사람을 서로 이해하기 어려운 다른 존재로 인식합니다.
제주도를 삼다도로 부르며 육지와 다름을 육지사람들이 이야기하듯 섬사람들도 육지 사람을 다르게 봅니다.
저도 제주도 사람은 아니라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육지에 대한 동경과 반감이 동시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지금은 제주도에 타지역 사람들이 많이 이주해 거주하고 있어 제주도 고유의 정서와 문화는 희박해 지고 있지만 간혹 제주도 토박이들, 제주도에서 나고 커서 외부를 거의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제주도는 독립된 정서와 문화의 총체로 인식되며 약간의 배타적인 성향의 육지관을 가집니다.
지금 이 이야기가 제주도가 우리와 별개의 존재로 독립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섬 특유의 정서가 있음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대마도의 경우 이러한 속성이 매우 잘 드러나는 섬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전제를 말씀드린 것입니다.
대마도는 조선초에는 왜구들의 본산으로 인식되어 세종조에 정벌되었고, 그 이후로 조선에 사대하며 조공을 바치고 대마도주는 조선의 벼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는 문화적 순응이 아니라 살아 남기 위한 처세였습니다.
이런 현상은 왜구들의 본토에서 전국시대가 끝나고 난 다음 똑같이 재현되었는데 대마도주는 혼인을 통해 왜구들 영주와 관계를 맺고 살아 남았습니다.
이런 이방인적 면모는 풍신수길에게도 의심을 사게 했고, 결국 임란 당시 대마도 세력을 선봉에 세우게 하고 각종 전쟁 물자의 보급처로 활용합니다.
유구의 경우 미개한 문명을 가진 평범한 어촌 마을이었으나 고려 중기 삼별초가 상륙하여 정복하고 국가를 건설하여 유구왕국으로 알려지게 됩니다.
그러나 유구 역시 섬의 특징으로 인해 센 세력에게 굴복하고 맙니다.
이상에서 섬을 영토로 두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사대적인 굴북을 통해 안전을 보장해 주는 방법과
섬 사람을 육지로 이주시키고 다시 육지인을 섬으로 이주시켜 동화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대마도를 우리 땅으로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충 감이 오실 것입니다.
그러나 대마도를 지금 우리 땅이라고 선전하면 우리는 오히려 손해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마도가 독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독도는 우리가 실효지배를 하고 있고, 군사력도 닿아 있어 실질적 우리 영토입니다. 이는 국제 사회가 다 알고 있죠.(일반 사람들이 모른다고 국제 사회가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가 왜구들이 날뛴다고 같이 맞장구를 치면 왜구들의 책동에 놀아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만약 왜구들이 우리 땅인 독도를 건드린다고 우리가 대마도를 들먹거리면 왜구들은 오히려 이참에 제대로 붙어 보자며 되려 이슈화할 것입니다.
대마도의 역사 등에서 대마도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자국으로 여기지 않는데(그렇다고 왜구 본토에 대한 애착도 적겠지만) 우리가 대마도를 걸고 넘어져 봤자 이득될 것은 없으며,
괜히 우리 영토인 독도를 분쟁지역처럼 비춰지게 할 우려가 있습니다.
때문에 대마도나 유구 열도 등의 언급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