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리네...
난 개를보면 쯧쯧쯧쯧하며 반갑게 웃어주는 습관 비스므리한게 있음.
잠깐 산책 나갔는데..
어떤 할머니? 아주머니?가 한손엔 과일 꾸러미 같은걸 들고...
한쪽팔로는 검은색 개한마리를 안고 다가오고 있었음.
한쪽귀는 옆으로 누웠고 한쪽귀만 쫑긋 세운 모습이 귀여워..
나도 모르게 쯧쯧쯧쯧하며 웃는얼굴로 다가갔음.
그러자 할주머니가 갑자기 흠칫 놀라서 아래위로 훑어보며 경계를 함.
웬 덩치큰 산적같은놈이 한밤중에 웃는얼굴로 다가오니 당황했나봄.
난 표정으로..이상한놈 아니다...그저 개가 귀여워서 그런거다...를 어필하고..
필사적으로 쯧쯧쯧쯧을 뱉어내며 과장된 웃음을 지어보였음.
그리고 거리가 가까워져 확인한 개의 정체는 대파였음.
짙은 초록색의 대파.....
유독 두어줄기만 우뚝 솟아나오고...유독 두어줄기만 옆으로 꺾여진 대파....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 빛이 닿지 않는곳....
어슴푸레 개같이 보였던 대파....
어이쿠...개가 아니고 대파네?...
당황해서 나오는 횡설수설은...
할주머니의 미친놈 바라보는 눈빛을 피해...
동네 여기저기로 메아리가 되어 떠도는구나....하....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