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이민자의 천국’
<앵커 멘트>
북유럽의 스웨덴은 외국에서 들어와 정착한 이민자가 인구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스웨덴은 ‘이민자의 천국’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최근 이런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구요?
네.. 이민자에 대한 공격 행위가 잇따르고, 배타적 이민정책을 표방한 정당이 표를 얻는 등 반이민 정서가 노골화되고 있는데요... 주요인은 역시 경제난입니다.
관용과 공생, 공존 정신으로 정평있던 스웨덴의 좋은 모습들이 퇴색 되고 마는 것인지, 국현호 순회특파원이 현지를 취재했습니다. 국현호 순회특파원이 현지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스톡홀름의 한 유명 백화점 앞 인도. 전통 복장을 한 인디언들이 뽑아내는 가락이 사람들의 발길을 잡습니다. 흥겨움 속에 배어나는
쓸쓸함. 물끄러미 바라보는 흑인 소년의 얼굴은 유난히 서글퍼 보입니다. 비슷한 시각 주변 광장. 스웨덴에 사는 쿠르드인들이
자신들의 인권을 보장하라며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미국도 유럽 남부도 아닌 북유럽 국가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일요일 오후
풍경입니다.
스톡홀름 시내를 걷다 보면 여러 피부색의 사람들을 쉽게 만납니다. 대부분 스웨덴으로 이민 온 사람들입니다.
<인터뷰>이민자 : "쿠르디스탄에서 왔습니다. 온지 6년 됐습니다"
스웨덴의 현재 인구는 9백만 명 정도. 이 중 20% 정도가 이민자로 추정됩니다. 2차 대전 뒤 세계에서 가장 관대한 복지 정책과 난민정책을 추구한 결과입니다.
<인터뷰>페르 룬드베리(스톡홀름대 이민정치경제학 교수) : "일자리가 많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민자들이 스웨덴 사회에 쉽게 동화될 수 있었고 이민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스웨덴 사람들이 자부심으로 여겨왔던 관대한 이민정책. 그러나 최근 들어 적잖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스톡홀름 시내의 한 지하철 역. 한
흑인 남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고 주변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있습니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한 백인 남성이
개찰구 쪽으로 들어섭니다. 마치 나치를 연상케 하는 짧은 머리와 요란한 손동작. 마주친 흑인 남성의 가슴을 갑자기 발로 세차게
걷어찹니다. 쓰러진 흑인 남성이 일어나려는 순간, 백인 남성은 또다시 흑인 남성의 얼굴을 발로 걷어찹니다. 그나마 이 정도는 나은
축에 속합니다.
경찰의 경비가 삼엄한 늦은 밤 주택가. 유리창에는 총알 자국이 선명합니다. 이민자를 겨냥한 이른바 '무차별 총격'입니다. 용의자는 38살의 백인 남성. 모두 9명의 이민자에게 무차별적으로 총을 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솔베이 볼슈타드(경찰 관계자) : "2010년 10월까지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 건의 살인 사건과 7건의 살인 미수 사건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스웨덴 정부가 이민자들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1970년대부터입니다. 특히 정치적 문제와 전쟁으로 생겨난 난민은 대부분 망명을
허용했습니다. 현재 스웨덴 인구 천 명중 난민은 8명 정도. 우리나라의 천6백 배로 인구 중 난민의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스톡홀름의 한 주택가에 있는 임대아파트 단지입니다. 사실상 외국인 이민자들의 공동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스톡홀름시 안에만 이런 곳이 줄잡아 열 개가 넘습니다.
특히 상당수의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 회교도가 스웨덴으로 들어왔습니다. 전체 인구의 5%가 넘는 50만 명 정도의 회교 이민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과정에서 적잖은 사회 문제가 생겨났습니다. 스웨덴으로 이민 온 회교도들. 경찰차를 부수고 화염병까지
던집니다. 이스라엘 테니스 선수가 스웨덴에 경기를 하러 오는 것에 반대하는 것. 결국, 수십 명이 폭력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여기에 2008년 본격화된 경제난은 이민자에 대한 반감을 가중시켰습니다. 국민의 이런 생각은 정치권 판도까지
바꿔놓고 있습니다.
빠르게 줄어드는 복지 예산. 바닥이 드러날 때쯤 한 할머니가 연금을 받으러 등장합니다.
그
순간, 부르카를 입은 회교 여성들이 할머니를 앞질러 연금을 받으려 합니다. 극우민족주의를 표방하는 스웨덴 민주당의 선거
광고입니다. 2010년 총선에선 5.7%를 득표해 처음으로 원내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핵심 공약은 책임 있는 이민 정책. 이슬람
난민 등 이민자 수를 대폭 줄이고 혜택도 축소하자는 것입니다.
<인터뷰>켄트 에케로스(스웨덴민주당 대변인) : "적어도 현재 이민자의 90%를 줄인다는 계획입니다. 스웨덴 사회에 동화되기를 원하지 않으면 그들 나라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문제는 이런 피해가 대다수의 선량한 이민자들에게 돌아간다는 데 있습니다.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정치적 이유로 에티오피아를 떠나 스웨덴으로 들어온 난민들입니다.
<인터뷰>케네사(에티오피아 난민) : "8년간 아무것도 없이 살았습니다. 희망도 없이, 집도 없이요"
이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스웨덴 정부가 난민 신청을 받아주지 않는 것. 하루에 우리 돈 7천 원 정도를 지원하는 게 전부입니다. 2살 된 딸이 암에 걸려 죽어가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엄마의 마음은 검게 타들어가기만 합니다.
<인터뷰>모올루(에티오피아 난민) : "난민 허가가 나지 않으니까 아이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도 없고 약도 탈 수가 없습니다. 경제적 지원마저 끊겼습니다."
특히 최근엔 스웨덴 정부가 정치 난민들을 본국으로 되돌려보내려 한다고 이들은 주장합니다. 이 여성은 이런 정부 방침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가했다가 넉 달 동안 감옥 신세까지 졌습니다.
<인터뷰>마난(에티오피아 난민) : "이틀 동안은 벌거벗은 채 구치소에 갇혀 있었습니다. 다른 범죄자들 앞에서요."
먹을 것도, 잘 곳도 없이 하루하루 생활이 버거운 이민자들. 이민자 천국이라는 명성은 사라진 것일까?
스톡홀름시의 한 작은 사무실. 몇 안 되는 사람들은 일에 분주하고. 기둥 곳곳에는 엑스포란 제목이 달린 다양한 인물 사진이 붙어
있습니다. 엑스포는 스웨덴은 물론 북유럽 극우 민족주의자들이 일으킨 범죄를 고발하는 유일한 잡지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 대부분은 단체에 속한 극우 민족주의자. 그러나 지난해 노르웨이 총격사건을 계기로 이른바 '증오 범죄'가 크게 늘고
양상도 달라졌다고 합니다.
<인터뷰>다니엘 푸어('엑스포'편집장) : "범죄 대부분을 급진적 단체가 아닌
관대함이 사라진 일반 스웨덴 사람이 저지른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다르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가 항상 같아야 한다는 점을 버려야 합니다."
세계 최고 복지 대국 스웨덴, 그 바탕에는 관용과 공존이란 뿌리 깊은 원칙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다르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가 항상 같아야 한다는 점을 버려야 합니다."
그러나 유럽을 휩쓴 경제 위기는 스웨덴에서 이민자에 대한 시각까지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다양성의 회복이냐, 다문화주의 전통의 붕괴냐. 스웨덴의 앞날은 유럽 관용주의의 미래를 가름하는 시금석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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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 스웨덴 자업자득이네요. 인권국가니 뭐니하며 잘난척 해대더니만 결국 반이민으로 회귀.
쓸데없는 이민정책은 국가의 정체성만 파괴할뿐이죠.
선# -
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