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아이돌이 할 수 있는건 사랑타령.
이게 공장 아이돌의 장점이자 한계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싸이의 성공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요.
비싼 옷을 입고, 싼 춤을 춘다.
싸이 본인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발언이었을지 모르지만, 대중은 그 핵심을 정확히 이해했죠.
물질문명을 비판하지만, 사실은 그 물질을 너무 사랑하는 인간, 그 어쩔 수 없는 본질에 대한 자조였으니까요.
인간은 속물입니다.
하지만 원래 인간이 그런걸 어쩝니까?
나는 물질문명을 비판하지만, 사실은 물질문명을 너무 사랑하는 속물이고, 이런 내 자신이 너무 밉지만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그래서 그 우수꽝 스러운 춤으로 나 자신을 비웃는다.
강남스타일 대박의 비밀은 여기에 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너무나 공감이 되니까요.
싸이의 못생기고 우수꽝 스러운 춤은 물질문명의 노예로 살고 있는 나 자신의 투영이고, 그래서 각자 개인들의 그 자기연민이 세계적인 열광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요?
싸이를 보면서 찰리 채플린을 연상한다는 사람도 있었죠.
뭐 어쨌든 공장 아이돌의 한계는 여기까지가 아닐까 싶네요.
사회적 불만을 아이돌을 통해서 배설할 수는 없으니까요.
아이돌은 그저 아직 미숙한 10대 소녀들의 성적 욕구를 배설하는 화장실입죠.
사회욕구를 배설할 수는 없읍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