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임산부 배려석.사진=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최근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20대 남성 A 씨는 아이폰 이용자끼리만 사용 가능한 ‘에어드롭’ 기능으로
‘이 열차에는 임신한 남자가 타고 있습니다. 임산부석을 보세요’ 라는 제목의 이미지를 받았다. 에어드롭을 이용하면 메시지를 보낸
사람을 알 수 없어 A 씨는 누가 자신에게 이런 지적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A 씨는 이후에도 “여러분, 저기 임산부석에 앉은 남성 보이세요? 정말 미개하지 않습니까 동의하면 기지개를 켜주세요” 등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것을 지적하는 메시지를 받았다.
참다못한 A 씨는 결국 자리를 바꿨지만 ‘임산부 배려석은 강요가 아닌 배려인데, 너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갈등의
이유는 임산부 배려석이 의무가 아닌 배려에 있다는 데 있다. 한 누리꾼은 “임산부 배려석은 교통약자를 배려해달라는 취지일 뿐
결코 강제사항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네요”라며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배려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자꾸 애 낳으라고 하면서 맞벌이도 하라고 하고 임산부 배려도 안 하고 성적 지식도 부족하고 그에 대한 노력도 안하고. 그냥 낳지 말라는 거죠?”라고 토로했다.
이 가운데 임산부들은 대중교통에서 임산부 배려석이 있지만,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해 1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출산한 경험이 있는 20~40세대 임산부 총 4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임신경험으로 본
배려문화와 지원정책’ 결과에 따르면 대중교통 임산부 배려석 이용에 불편을 느꼈다는 응답이 88.5%로 나타났다.
‘일반인이 착석 후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서가 58.6%로 가장 높았고, ‘임산부 배려석이 모자라서(자리가 없어서)’도 15.5%로 조사됐다.
한편
전문가는 실천하는 배려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동식 센터장은 지난해 12월 인구보건복지협회 주최로 열린
‘임신경험으로 본 배려문화와 지원정책’ 토론회에서 “배려는 인식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실천이 동반되어야 (상대방에게) 배려가
된다”며 “이를 위한 지속적인 캠페인과 교육 등을 통해 사회적인 공감대가 확장되고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더욱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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