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10월 9일)을 맞아 주한 미국 대사관이 자국에서 한국어, 그리고 한국 문화를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의 한글날 축하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눈길을 끈다. 문재인정부 들어 양국 관계가 예전만 못 하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굳건한 한·미동맹을 과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9일 미 대사관의 트위터에는 미국 메들베리칼리지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과의 짤막한 인터뷰를 모은 동영상이 게재돼 있다. 미국 북동부 버몬트주(州)의 소도시 미들베리에 있는 이 대학은 한국에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으나 학부 교양교육에 특화한 명문대로 꼽힌다. 특히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이 유명한데 한국어도 가르칠 뿐더러 영어와 한국어 간 통역 학위까지 수여한다.
이 대학에 다니는 한국계 미국인 레이첼 정(22·여)은 부모가 다 한국인이다. 그는 “문자를 통해 부모님과 더 잘 소통하고 싶어서 한글을 배운다”며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 나라의 말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당차게 답했다.
루이스 다자(22)는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알아가는 것을 좋아해서 한글을 배운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BTS)의 팬으로서 한글을 공부할 수 있어 기쁘다”고 즐거워했다.
장차 문과가 아닌 이과 쪽을 전공하고 싶다는 엠마 로만(22·여)은 한글을 배우는 이유를 묻자 “국제적인 과학 연구자가 되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이어 “한글 공부가 저의 시야를 넓혀줄 거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시아계 미국인인 마리아 탄(21·여)은 “한국 문화, 특히 BTS에 관심이 있어서 한글을 배운다”고 말해 BTS의 인기가 K팝에 대한 관심을 넘어 ‘원조 한류’로 꼽히는 한글과 한국어 열풍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그는 “언젠가는 한국에 가보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미 대사관은 인터뷰에 응한 메들베리칼리지 대학생 4명에게 “모두들 한글을 통해 꿈을 꼭 이루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그러면서 “행복한 한글날 되세요(HAPPY HANGEUL DAY)!”라는 인사로 동영상을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