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이슈 게시판
 
작성일 : 14-08-08 18:19
진화론과 창조설이야기.
 글쓴이 : 카카오독
조회 : 288  

나는 철저한 파스타파리안과학적 무 신론자다. 내 주장은, 신은 없다! 가 아니라, 자연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데에 있어서 '신'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 는 것이다. 신이 실제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 이성을 통해 자연을 합리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하는데에 있어, '아직까지는' 신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굳이 자연현상의 해석을 위해 신을 데려올 필요는 없다는 데에 있다.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 신을 믿는다? 괜찮아요. 계속 믿으세요. 분명히 종교는 심적 안정의 효과가 있습니다. 인간에게 있어 마음의 도피처가 있다는 것은 정서적으로 큰 위안이 되지요.

 

 하지만, 어줍잖게 신론을 들먹이며 세상을 모두 신을 통해 설명하려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다. 그것은 인간 이성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다.

 

 창조설? 그런 되먹지도 않은 미친 소리는 저기 지나가던 원생생물에게나 하세요.

 

 과학이 무조건 진리는 아니다? 진화론도 틀린 곳이 있다? 

 

 과학은 절대적 진리를 추구하는 학문이 아닙니다. 절대적 진리를 추구하는 학문은 연금술철학이지요. 그래서 철학이 모든 학문의 왕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과학은 절대적인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계와 자연현상을 인간의 이성이 납득할 수 있을만큼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학문입니다. 

 

 설명에는 반드시 객관적 근거가 동원되어야 하며, 근거가 미흡하거나 그 논리에 오류가 생기게 되면 배척당하지요. 실제로 진화론도 지금까지 수많은 공격을 받았고, 끊임없이 재수정되었습니다.

 

 하지만 고작 근거라고는 '말씀' 하나 뿐인 창조설이 과연 '과학적으로' 진화론보다 우월한가요? 그 '말씀'이라는거 반증 가능하긴 합니까?

 

 진화론이 틀렸고, 기존의 진화론보다 더욱 합리적으로 생명의 기원을 설명할 수 있는 새 가설이 구축되어 이론으로 인정받는다면 당연히 패러다임의 교체가 이루어질 겁니다. 

 

 진화론의 여러 가설 중 라마라크의 용불용설이 후천적 변이가 유전되지 않음이 증명되며 가차없이 폐기된 것을 봐도 알 수 있죠.

 

 그런데 만약 진화론을 갈아엎을 새 이론이 나타난다 해도 그게 창조설 너네들은 아니에요. 꿈 깨세요.

 

 진화론에 오류가 있다고 해서 그게 창조설이 맞다는 근거가 된다는 건 무슨 짱개논리입니까. 정신차리세요. 그러니까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는거지요.

 

 어쨌거나 잡설은 여기까지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생물학. 그 중에서도 면역학을 공부하다 보면 누군가는 우리 몸의 정교한 면역 체계에 대해 경외감을 표시하며 이를 신의 완벽한 창조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신이 아니면 이렇게 정교한 면역계를 형성할 수는 없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난 이것이야 말로 진화의 한 극명한 예라고 본다.

 

 왜냐고? 간단하게 질문 하나 하겠다. 그렇게 신이 '완벽하게' 창조하신 우리 몸의 면역계가 있음에도 왜 우리는 병에 걸리나?

 

 신이 노하셔서 잠시 면역계를 정지시켰나? 그러면 그런 질병들이 현대 의학에 의해 차차 극복되는 것은 뭐라고 봐야 하는가? 한 때 유럽을 공포로 휩쓸었던 흑사병이 지금은? (그당시 흑사병은 교회에서 신의분노라고 했음)

 

 그래서 에이즈와 같은 새로운 질병들이 계속 나타나는 것이다? 이 말은 곧 신의 권능을 인간이 가지게 되었다고 판단해도 좋은건가? 

 

 신이 병에 걸려 죽으라 하셨는데 피조물에 불과한 인간이 자신들의 기술로 안 죽고 버틴다. 신 입장에선 이만저만 체면 구기는 일이 아닐까?

 

 그러면 왜 우리는 병에 걸리는가?

 

 당연히 병원체가 면역계를 회피하는 기술이 점점 발달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에 맞춰 몸의 면역계 역시도 그에 맞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가 적응 면역계를 면역의 꽃이라 부르는 것이 바로 수많은 종류의 항원이 몸에 들어오더라도 그에 맞춰 대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면역학을 공부하다 보면, 우리 몸에 있는 면역계가 정말 정교하고 복잡하다 못해 차마 과분할 정도로 열과 정성을 다하는 것을 보게 된다.

 

 항체의 종류는 수천억 가지. 수천억 가지의 항원을 인식하여 무력화시킬 수 있다. TCRs은 항체보다도 더욱 많은 종류의 항원을 인식할 수 있다. 

 

 우리가 평생 만나는 항원의 종류는 많아봐야 수천만~수억가지에 불과하다. 거의 몇 백배 이상의 대비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면역계가 자신이라는 유전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들이고 있으나 병원체들 역시 이들 면역계를 회피할 수많은 방법을 동원한다. 그 증거가 바로 질병.

 

 처음에는 비교적 단순한 형태의 면역 체계였으나, 병원체의 다채로운 공격에 대항해 점점 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필사적으로 방어했을것이다. 보체계와 내재 면역계, 이후 적응 면역까지.

 

 수천만년의 세월동안 끝나지 않는 전투의 흔적. 그로 인해 서로와 서로간 치열하게 끊임없이 쌓아온 군비경쟁의 결과가 바로 지금의 면역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면역계는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다못해 하등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는 박테리아들도 자신의 천적이라 할 수 있는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우리는 바로 진화라 부른다. 단순히 피카츄가 레벨업해서 라이츄가 되는게 진화가 아니란 말이다.

 

 인류를 포함한 포유동물들의 세월을 초월한 생존의 노하우가 이 면역계에 그대로 담겨있다. 어찌 이것을 진화의 한 송이 꽃이라 부르지 않을 수가 있을까!

 

 "태초의 씨앗은 내가 심어두겠나니 이후론 너희들끼리 알아서 살거라"


 신이 진화를 좋아합니다.

http://m.blog.naver.com/ling1134/70152173917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기소불욕 물시어인: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도 하게 해서는 안 된다.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NeverDieShin 14-08-08 20:40
   
좋은 글이네요..^^ 근데 댓글이 없네요.. 조금만 어려운 말나오면 창조주의자들은 다 버로우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