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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9-15 15:48
동서양 세제의 흐름에 비춰본 현 조세정책
 글쓴이 : 운드르
조회 : 498  

세계사 수업시간 기억하세요?
그때 뭐가 뭔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외웠던 항목 가운데
'조용조-양세법-일조편법-지정은제'가 있었죠.
당나라에서 청나라까지의 중국 세제의 흐름을 요약한 건데,
각 항목의 내용이 뭔지까지 여기다 적으면 번잡할 거고
이 항목들이 뭘 뜻하는지만 알면 될 겁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주민세-재산세 이원체제'(사실상 주민세 중심)에서
'재산세 중심체제'로 일관되게 변해 갔다고 보시면 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부터 국가가 성립하고 기틀이 잡히면
제일 먼저 했던 사업 가운데 하나가 인구조사입니다.
그런데 이것만큼 반발이 심했던 것도 없어요. 민란이 일어날 만큼.
기독교 신자들은 구약성서를 봐도 될 겁니다.
다윗이 제사장들 반대를 무릅쓰고 인구조사를 강행하자
야훼가 전염병을 내렸다고 하지 않습니까?
인구조사가 대체 뭐길래 그렇게까지?
첫째, 인구조사는 국가의 중요한 권한,
즉 수조권(세금 거두는 권한)과 직결된 문제였기 때문에 그렇고
둘째, 고대의 세제는 주민세 중심이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자기가 다스리는 땅에 누가 얼마나 사느냐를 파악하는 건
세금 거두는 데 기본이 되는 사항입니다.
이게 파악되어야 비로소 세금을 제대로 거둘 수 있는 건데,
사실 이 얘기는 주민세에만 해당하는 사항이죠.
옛날에 재산세라고 하면... 땅과 거기서 나오는 소출에
(후자는 엄밀히 말하면 소득세이지만 아무튼)
매기는 세금이 바로 재산세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땅이야 뭐 어디 가는 게 아니잖아요?
어느 땅의 주인이 누구고 올해 대충 얼만큼 수확했다는 건 알아내기 쉽죠.
 
그런데 주민세는... 동서양에 따라, 그리고 시대에 따라
군대 가는 것일 수도 있고 밭에서 몸으로 때우는 것일 수도 있고(중세 유럽 농노제)
지역 특산물을 바치는 것일 수도 있고 방식이야 여러가지지만
이건 인구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거두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국가체제가 확립되면 인구조사부터 했던 거고,
이게 당하는 입장에선 엄청난 부담이기 때문에 툭하면 민란까지도 일어났던 거죠.
 
그래서 시행하다 보니까 골치아프고 해서
주민세 부분은 세월이 갈수록 비중을 줄이고
몸으로 때우던 것을 돈만 내면 되게 하고
노동력 징발은 이런 돈+재산세로 낸 세금 일부 덜어서 해결했던 것인데요,
크게 보면 재산세 중심으로 갔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 나온 세제개편안은 이런 역사적 추세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정책입니다.
최근에도 영국 대처 정부 때 주민세를 부활시켰다가 엄청난 저항에 직면한 적이 있죠.
주민세 같은 게 강화되는 건 꼭 보수정부 때인데, 이상할 게 전혀 없습니다.
이건 부가가치세와 비슷하거든요. 넓고 얕게 거두는 세금입니다.
이런 세금의 비중이 높아지면 소득불균형이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무척 우려할 만한 상황인데, 별로 얘기가 안 나오는 것 같아요.
 
담배값 얘기는 계속 나오지만, 사실 더 심각한 건 이 쪽입니다.
담배는 최소한 끊는 시늉이라도 낼 수 있지, 주민세는 피할 도리가 없으니까요.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더 진전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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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부 14-09-15 16:09
   
담배값 인상에 비해서 직접 몸에 와닫지 않으니까요. 부자감세 서민증세는 대한민국 건국이념이잖아요?

대한민국 2대 건국이념 : 1.유전무죄, 무전유죄 2. 부자감세, 서민증세
생경한추억 14-09-15 18:52
   
완전히 개구리를 양동이에 넣고 천천히 온도를 높여가는 태세입니다. 임계점에 이르면 누가 죽든 죽겠지요. 공멸이 예감됩니다ㅠㅠ 황금알 낳는 거위 이야기처럼... 결국 거위가 죽고나면 남은 자들끼리 잘 살겠지요? 그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