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는 중동 강국으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세계 3위의 천연가스 수입국입니다.
우리나라의 천연가스 구매창구는 단일화 되어 있고, 당연히 이런 막대한 바잉파워를 동원해 최대한 저렴하게 가스를 수입하고자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여타 국가들과는 달리 상당히 비싼 비용에 천연가스를 수입중입니다. 일례로 카타르산 천연가스를 우린 약 14달러/MMBtu에 구매중입니다. MMBtu는 열량단위로 천연가스의 질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이것을 부피로 환산하면 대략 1000큐빅피트(입방피트 혹은 세제곱피트)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호주의 경우는 약 15달러/MMBtu에 계약해 수입중이고, 인도네시아도 그 비슷한 액수로 계약중입니다. 현재 우린 중동에서 약 55%, 동남아시아에서 약 21%. 그리고 기타 국가들로부터 나머지 분량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대를 거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어떨까요?
러시아는 최근 파워 오브 시베리아 파이프라인을 통해 중국에게 1000입방미터당 약 360~400달러 수준에서 천연가스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여기엔 파이프라인 건설비용이 책정되지 않았으므로 비용에 더 추가되겠지요. 천연가스 공급규모가 3500억달러이고, 파이프라인 건설비용이 500억 달러로 총 4000억 달러 규모이니, 실제 수입가격은 저기에 25%를 곱해주면 얼추 맞아들어갈 겁니다.
평균인 380달러에 25%를 계산하면 1000입방미터당 약 450달러정도로 추산이 됩니다.
이것을 피트단위인 입방피트로 환산을 하면 MMBtu당 약 12.7달러로 환산이 됩니다. 여기에 2008년부터 추진된 시베리아 가스 수입프로젝트에 따르면. 우린 러시아에서도 가장 생산단가가 비싼 가스전에서 가스를 공급받아야 하며, 이 경우 중국보다 약 20%정도 더 비싼 돈을 치뤄야 수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파이프라인 가설비 때문이지요. 물론 이러한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의 양도 부족해서 중국에게 먼저 물량을 배정하고 나면, 우리에게 떨어질 물량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가 않더군요.
현재 사할린과 동시베리아 가스전 생산능력으론 러시아가 아무리 무리를 하더라도 우리 수요량의 약 3할 정도를 책임지는 정도입니다. 즉,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가격은 MMBtu당 약 13~14달러 수준으로 카타르에서 공급받는 비용과 엇비슷합니다. 다만 바잉파워를 위해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라면 좋은 선택지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이건 셰일가스를 가정하지 않았을때 이야기고...
현재 미국 셰일천연가스는 매우 빠르게 개발중이며, 실제 미국내 천연가스 가격은 MMBtu당 약 8달러 수준이라고 합니다. 최근 유가상승으로 인해 MMBtu당 9달러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만...실제 이 영향으로 어차피 카타르산 천연가스도 현재 쿼터 계약이 끝나면 MMBtu당 약 16달러 이상으로 상승될 예정이고, 러시아와 중국은 지금도 단가를 두고 투닥거리고 있습니다. 유가가 오르니 러시아도 확정가격을 올리겠다고 하고 있고, 중국은 예전 가격대로 공급해달라고 하고 있거든요.(즉, 제가 제시한 시베리아 천연가스 공급가 MMBtu당 12.7달러라는 수치도 중국과의 계약내용이 변경되면 또 더 상승될 여지가 높다는 겁니다.)
현재 미국은 천연가스 수출에 매우 적극적이고, 이를 위해 파나마 운하를 확장하고, 멕시코만 연안에 대규모 천연가스 수출설비를 건설해왔습니다. 그것으로도 부족해 막대한 숫자의 천연가스 수송선들을 발주했지요.(실제로 우리 조선소들이 미국이 발주한 LNG수송선 전부를 수주했다는 뉴스도 최근에 나왔습니다.)
현재 미국은 최소한의 마진으로 자신네들 천연가스를 한국에 공급하겠다고 발언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최근의 고유가로 리그가 계속 늘어났고, 그 덕분에 계속해서 생산능력이 신장중입니다. 또한 OPEC국가들의 증산으로 유가가 40달러 수준으로 유지되던 지난 저유가 시절동안 기술을 개발하고, 설비를 개량하고, 회사의 경쟁력을 높인 결과 셰일가스 생산비용은 2010년대 초반 베럴달 50~60달러 수준이었던 것이 최근엔 35~40달러 수준까지 줄어들었습니다.
따라서 최근의 고유가를 설명하는데 가장 합리적인 이유는... 아무리 증산을 해서 저유가를 유지한다해도 셰일가스가 죽지를 않으니, OPEC국가들이 백기걸고 셰일오일을 하나의 상수로 인정했다는 증표가 아닐까 합니다. 아무튼...
페르시아만에서 천연가스를 수송해왔던 비용이 MMBtu당 약 1달러 수준. 최근 파나마 운하 확장으로 인해 텍사스-한반도간 운송비는 크게 저렴해질 전망이라고 합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MMBtu당 2달러 수준이었으나, 50%이상 절감될 것이라 하는데, 이를 감안하면 약 1.5달러. 여기에 미국의 마진을 붙여 MMBtu당 10달러 수준으로 공급을 한다고 한다면...MMBtu당 약 11.5~12달러 미만으로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미국이 그럴 의지를 가지고 있고, 충분한 수준의 인프라를 본토에 갖출 때 적용되는 말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미국은 이런 수출인프라를 대량으로 건설중이고, 약점인 운송비 절감을 위해 파이프라인을 증설하고 있습니다.
만일 한국이 그럴 의지를 가지고 있고,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이어진다면 내륙저지대 및 멕시코만 일대의 천연가스와 원유를 미서부 해안지대로 운송하고, 가스액화시설과 오일수송시설을 건설하여 운송기간을 감축하는 일 또한 벌어질 수가 있습니다.(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수요를 충족시키고도 남을 정도의 생산능력 확보를 할 능력도 있고, 자본도 있고, 의지도 있습니다.)
따라서 러시아산 천연가스보단 미국산 천연가스가 우리 현실엔 더 가까운 편이고...가격 역시 더 저렴합니다. 미국은 이제 막 에너지 수출을 시작하였고, 당연히 내수소비를 위한 인프라만 깔려 있는 상황입니다. 수출을 위한 가스 액화시설과 각종 부대시설은 올해 혹은 내년에나 완공이 될 예정이고. 이나마도 한국과 결부되려면 미서부해안지대에 인프라를 선설해야 하는데, 이건 한국과 미국이 전략적인 대화와 협상을 해야 할 부분입니다...(물론 그렇게만 된다면 미국산 천연가스가 러시아산보다 더욱 저렴하고, 수요를 충분히 충족하며 공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