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한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어미 기린이 자기 자식을 잡아먹은 암사자를 찾아가서 처절하게 응징하는 동영상이었는데요, 아무리 기린이라지만, 사자 무리에게 덤비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입니다. 코끼리 성체 정도 되야 목숨을 잃을 걱정 없이 깽판을 칠 수 있는데, 기린은 사자 두어마리가 뒷다리를 물고 늘어지면 죽음을 각오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미 기린이 이미 죽은 자식에 대한 복수심 때문에 암사자들을 처참하게 밟아죽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바로 며칠 전에 올라온 뉴스입니다.
인도에서 어떤 아줌마가 어미개의 버릇을 고치겠다며 그 개의 새끼들을 어미개의 눈 앞에서 하나씩 쳐죽였습니다. 모성애가 없다면 여기서 모든 상황이 종료되야 하는데, 이 어미개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며칠 밤낮을 식음을 전폐하고 자기 새끼들 주변을 멤돌며 지냈답니다.
이번 이야기는 한국에서 있던 이야기인데요.
등이 온통 담배빵으로 흉하게 변한 어미개가 발견되었습니다. 알고보니 이 개는 청소년들이 담배빵을 놓은 뒤에 먹이를 주는 것을 학습한 이후로, 그 담배빵을 참아가며 식량을 얻어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식량을 얻어간 이유는 자기 자식들에게 먹이기 위해...
모성애가 없다면 어미 기린과 어미개는 왜 이런 쓸모없는 짓을 했을까요?
물론 동물 세계에서는 잔인한 어미에 대한 행태들도 많이 있습니다. 먹을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기 새끼를 죽이는 햄스터, 여러 새끼들 중에 강한 놈들에게만 먹이를 주는 조류들...
심지어 수컷 곰들은 새끼가 딸린 어미곰과 관계를 맺기 위하여 새끼를 물어죽이기도 합니다. 새끼들이 죽으면 암컷 곰들은 쉬이 수컷 곰들의 구애를 받아들입니다. 사자도 마찬가지지요. 새로운 수사자가 늙은 수사자들의 자리를 탈취할 때, 가장 처음 하는 짓이 늙은 수사자들의 새끼들을 물어죽입니다. 그럼 암사자들은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새로운 수사자와 관계를 맺고, 새로운 가장의 새끼들을 낳습니다.
그렇다고 암곰과 암사자들이 모성애가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어미곰은 자신의 새끼를 노리는 수곰들을 보면 격렬하게 저항합니다. 자기 새끼가 죽는 것을 보기 전까지는요. 자기의 힘이 수곰에 비해서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무가내로 덤빕니다. 모성애가 없다면 할 수 없는 행위이지요.
한번은 중국에서 웅담을 채취하기 위해 중국인들이 새끼곰을 포획해서 우리에 가뒀습니다. 그리고 예정대로 새끼곰으로부터 웅담을 채취했지요. 멀쩡한 정신으로 자신의 배가 째지는 고통을 느낀 새끼곰은 비명을 질렀고, 그 소리를 듣고 어미곰이 우리로 찾아왔습니다.
어미곰을 본 중국인들은 도망을 갔고, 어미곰은 새끼곰을 구하기 위해 철로 만들어진 우리를 부수려고 했지만 실패합니다. 새끼를 탈출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어미곰은 그 자리에서 자기 새끼를 질식시켜 죽이고, 자신은 벽에 머리를 박고 자.살을 했습니다.
암사자들이 부모를 잃은 새끼동물들(여우, 표범, 누 등)을 젖을 물려서 키우는 이야기는 너무도 흔합니다.
이래도 모성애가 사회적으로 학습된 결과일까요?
모성애는 선천적인 겁니다. 야생의 세계에서 생존을 위해 자기 새끼를 포기하는 일도 왕왕 일어나지만, 그것은 적자생존의 자연의 법칙에 순응한 것일 뿐입니다. 모성애란 자연법칙이 생존이란 자연법칙에 밀려난 것일 뿐입니다.
모성애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있어왔습니다.
어느 학자는 새끼 포유류들이 눈이 큰 이유는 성체들, 특히 암컷들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해 진화적으로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귀여울수록 암컷들이 애정을 가지고 보호를 해주니까, 보다 귀여운 모습을 가지도록 진화된 것이라고 하지요.
또한 모성애는 자식을 낳고, 첫 접촉이 있는 순간에 생긴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과학계에서는 자궁수축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모성애를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전 이런 건 다 쓰잘데기 없는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성애란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처럼 그냥 본능적인 것입니다. 종의 생존과 번식을 위한 본능인 것이지요. 이것이 아니면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물론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도 있고, 사회성이 결여된 사이코패스도 존재하는 것처럼 모성애가 없는 엄마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야 말로 '예외'적인 경우이고, '일반'적인 경우에 모성애는 학습된 것이 아니라, 타고나는 것입니다.
만약 모성애가 본능적인 것이 아니라면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물들은 아득히 먼 예전에 다 멸종되었을 것입니다. 모성애가 없다면 그 어떤 어미도 자기희생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테니까요. 젖먹이는 것부터 먹이를 구해오는 것까지 다 노력이고 희생입니다. 그 시간에 자기 배를 더 채울 수 있고, 편히 쉴 수 있는데, 왜 그런 수고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