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정> 힘든 게 한두 가지가 아니겠습니다마는, 제일 힘든 걸 꼽아보라면 어떤 게 제일 힘드세요?
◆ 정경완>
정신적인 부분들입니다. 아무래도 실종자들을 발견해서 밖으로 모시고 나올 때 그게 뇌리에 많이 남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자다가 꿈을 꿨는데
물속에서 자꾸 저를 알 수 없는 힘이 끌어당긴다든지, 그런 부분들 때문에 조금 힘들다면 힘들고요. 그래도 역시 버텨야죠. 저희보다 더 힘든
가족들도 계신대요.
◇ 김현정> 거기서 수많은 만남들, 이별들, 목격을 하셨을 텐데요. 제일 안타까웠던, 잠수사로서가 아니라
그냥 한 인간으로서 제일 안타까웠던 기억은 어떤 거세요?
◆ 정경완> 두 가지 정도 꼽을 수 있는데요. 하나는 같은 민간
잠수사분이셨는데요. 조카가 실종이 돼서 찾다가 조카를 못 찾고 가시면서, "우리 조카가 어느 방에 머물고 있으니까 제발 그 방에 꼭 들어가서
우리 조카 좀 제발 꺼내주라" 이렇게 부탁하고 가시는 동료 잠수사도 계셨고요. 그때 굉장히 마음이 좋지 못했고.
또 5층에 동그란
창이 있거든요.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람 얼굴 크기 만한 창이 있는데요. 그 창으로, 창이 깨진 상태에서 머리를 내밀고 있는 시신이 있다는 전달을
받았을 때, 그런 무전을 받았을 때 마음이 많이 무거웠죠.
◇ 김현정> 아…그 조그마한 창을 깨는 데까지 성공을 해서 나오려고
하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 정경완> 저희도 그렇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직접 깬 창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마음이 많이 아팠죠.
◇ 김현정> 세월호에 대한 기억들 잘 생각해 보면 초기에 그 두꺼운 통유리를 깨려고 단원고 학생들이
의자로 유리를 깨는 장면, 이런 걸 우리가 목격을 했었거든요. 그런 것들 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또 이렇게 메어지듯이 아픈
건데요…
이런 와중에도 그래도 힘을 낼 수 있는, 불행 중에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있었다면 어떤 기억일까요?
....
◆ 정경완> 지금 이 순간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이 안타까운 일에 대해서 잊지 않고 같이 아파하고, 같이 울어주고, 마지막 실종자를 다
찾을 때까지 격려도 해 주고, 기억해주시면 실종자 가족들이나 또 여기에서 고생하는 잠수사들에게 힘이 될 거고요. 계속 국민들께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끝까지 잊지 말자. 저도 명심하겠습니다. 오늘 감사드리고요. 바쁜 시간에 인터뷰 응해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부제로서 제마음을 대신합니다..
"마지막 실종자 찾을때까지 제발 잊지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