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목사들의 막말이 도를 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 교회가 연합해서 반성과 치유의 예배를 연다고 해서 관심있게 봤습니다. 집회가 열리는 장소가 바로 우리 집 앞에 있는 명성교회였습니다.
우리 아파트도 거의 70% 이상이 이곳에 다니는 사람들이고, 나머지는 교육을 위해 학교 근처에 집을 얻은 전세나 월세 입주자라고 보면 될 겁니다. 우리집도 그러한 소수 중 한 집입니다. 우리 집 두 딸이 근처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나는 종종 집 앞에 있는 명성교회 예루살렘 관(식당)에 커피를 마시러 갑니다. 오른쪽 벽다방 자판기가 맛있고, 집에서 고작 20~3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거든요. 제 예상이지만, 주말에는 새벽부터 밤늦도록 대략 하루 10만명 정도의 사람들이 예배에 참석을 할 겁니다.
오후부터 의자가 놓여지기 시작하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십자가가 둘 있는 구관 앞에 교회 연합 집회를 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이 그날인가 보다 했습니다. 광장을 뒷 쪽으로는 내빈석이 있었는데 구청장(새정치민주연합 이해식) 등의 내빈석 자리라고 씌여진 플래스틱 의자가 보였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야외 행사가 아니라 본 관에서 예배를 하고, 밖의 광장에서 빔프로젝터로 쏘는데 밖에만 2천 정도 .... 대략 1만명이 참가한다고 하더군요. 저녁 7시부터 한다고 하는데, 6시 반쯤에는 앞의 시장에서 머쓱하게 찬거리를 사들고 사람들 사이로 관통해 집으로 들어오는데 이미 사람들이 꽉차 있었습니다. 웬 일인가 했더니 ... 대통령이 온다고 하더군요. 참 ... 대통령도 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 집회에 참가한 목사들을 보니 ... 참가하지 않을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도 참여한 목사들의 신도들 수만 해도 적어도 50만명 이상될거라고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다분히 표를 의식한 참석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후 틈틈히 보기는 했지만, 중간에 박근혜 대통령 목소리만 잠깐 들렸고 ... 뉴스를 보니 ... 김삼환 목사가 ....
하나님이 공연히 세월호를 침몰시킨 게 아니다. 나라가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대한민국 그래도 안 되니, 이 어린 학생들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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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우리나라의 국민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 전체 국민의 수준이 이런 것이다. 세월호와 해경 때문에 청와대, 해양수산부, 안전부, 방송 등을 비판 안 하는 데가 없다.
라는 글귀가 있더군요. 틈틈히 들었지만 (약 2시간을 했었음) 전반적으로, 정부와 국민 모두의 책임을 언급하는 말인데 해석하기에 따라 오인할 수도 있겠더군요. 참석한 이들 중 제대로 된 정부관계자라면 부끄러움을 느꼈을 것이고 .... 전반적인 문맥은 반성과 치유 등이었고, 틈틈히 ... 교회가 유족들에게 지원하기 하고 있는 통합 모금행사 소식도 전하더군요.
이번 행사는 평하기 참 애매한 행사였습니다. 대통령이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는 지 모르겠지만, 표를 의식한 행사라는 생각도 들었고 ... 아니면 교회의 압박을 받았다는 생각도 들 수 있고 ... 틈틈히 들은 전반적으로 목사들의 설교는 상당히 긍정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아마도 정치인들은 이 기회를 제대로 이용하려고 했겠지만 말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이해식 구청장은 강동구의 특성(새누리당의 텃밭으로 구청장의 잦은 국회의원 출마 사퇴로 인해 보궐선거만 다섯 번을 치뤘음. 그 후에 지역 사람들이 구청장은 한나라당을 찍지 않았음)으로 인해 이곳에서 거의 70% 정도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며, 강동구를 대표하는 인물인데 자리는 본당 안쪽이 아니라, 바깥 광장 쪽 중간에 배치를 한 것도 좀 씁쓸하게 보이더군요. 아마도 카톨릭 신자라는 이유도 있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