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국내 쇼트트랙 감독들도 실력은 인정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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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한 명이 한국보다 메달 많이 딸 듯"
한국을 위협하는 경쟁 상대는 캐나다, 중국 뿐 아니라 개최국인 러시아까지 늘었다. 얄궂은 운명이다. 러시아를 이끄는 에이스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이다.
'쇼트트랙 황제'로 불리는 안현수는 최근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전성기 이상의 컨디션을 선보였다. 러시아도 안현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헤믈린보다 더 유력한 다관왕 후보로 급부상했다. 한국으로서는 동지에서 적으로 바뀐 안현수가 껄끄러운 상대일 수밖에 없다.
현장의 목소리도 같았다. 이준호 전 감독은 "안현수는 쇼트트랙을 위해 태어난 선수다. 기술로 안현수를 따라갈 선수는 없다. 유일한 단점이 체력이었는데 이마저도 보완된 것 같다. 큰 경기 경험도 풍부하기 때문에 1000m와 1500m에서 적어도 한 개 이상의 금메달을 딸 것으로 본다"며 "우리보다 안현수 한 명이 따는 메달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모지수 감독과 A씨도 "안현수는 잘하는 선수라는 것이 변하지 않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안현수의 은사인 황익환 전 성남시청 감독도 최근 안현수가 스케이트 타는 모습을 지켜본 뒤 "전성기 때보다 오히려 기량이 더 발전했다. 전종목 메달도 가능하다"라며 높게 전망했다.
헤믈린이 버티는 캐나다 뿐 아니라 안현수 합류로 달라진 러시아도 한국의 메달권 진입을 가로막는 높은 현실의 벽이다.
▲ "근본 변화 없인 미래도 없다"
한국 쇼트트랙의 문제는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소치올림픽이 아니다. 영광의 역사를 갉아먹을 암울한 미래다. 안방 잔치를 벌여야 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변화가 절실하다. 뿌리부터 솎아내야 할 근본적 해결책이 요구된다. 그러나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현장의 목소리에 여전히 귀를 닫고 있다.
쇼트트랙 위기에 직면한 현장에서는 두 가지 시선이 있었다. "안타깝고 답답하다"는 한탄과 "오히려 잘됐다"는 목소리였다. 심지어 "소치올림픽에서 최악의 성적을 내야 연맹의 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정신을 차릴 수 있다"는 충격적인 발언까지 나왔다. 여론도 크게 다르진 않다. 온갖 추문으로 얼룩진 빙상연맹의 시정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