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v.media.daum.net/v/20170223092910334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북한 붕괴와 통일 시나리오를 언급했다. 안종범 전 수석 업무수첩에 적힌 'AA 신용등급 북한 리스크 반영'이라는 제목의 메모를 보면 박 대통령은 선제타격을 통일의 기회로 인식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대북 선제타격을 염두에 두고 북한 붕괴와 통일 시나리오를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이란 북한 핵미사일 등 치명적 위험 요소를 미리 타격하는 군사행동이다. 북한 5차 핵실험(9월9일) 이후 미국 대선 국면에서 선제타격론이 거론되고 여당 일부가 동조하던 시기였다. ‘북한 붕괴론’을 노골화한 발언을 넘어 박 대통령이 직접 북한 붕괴 시나리오를 언급한 것이다.
<시사IN>이 입수한 안종범 전 수석 업무수첩에 나오는 ‘10-13-16 VIP-①, ②’ 메모를 보자. 2016년 10월13일 대통령 지시 사항을 받아 적었다는 의미인데, ‘3. AA 신용등급 북한 risk(리스크) 반영’이라는 제목 아래 일련의 메모가 나온다. ‘but(그러나) 선제타격론 미국 wall가, 10% 이상↓, 지정학적 risk, 외환보유→북한 risk→자본유출, 신용평가사 해외 20, 미국 정책 변화, 투자 환경 변화, 무디스, 선제타격→차원 다른’ ‘JP Morgan:미국 대북정책’으로 이어지는 메모에는 ‘미국 secondary boycot’ 항목 아래 ‘중국 남중국해’와 ‘북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선제타격’이라 쓰여 있다. ‘미국 secondary boycot’은 secondary boycott의 오기로 보이는데 대북 거래 관련 2차 제재를 뜻한다. 그 밑에 안 전 수석은 이렇게 썼다. ‘북한 risk 통제 가능, -범부처 차원 대응팀, -북한 붕괴 시 북한 시장화 -통일→잠재 risk↓→투자 효과.’
전직 통일부 고위 관계자에게 이 메모의 검토를 의뢰했다. 그의 설명이다. “역대 정부는 가급적 북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 했다.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이 미국의 영변 핵시설 폭격을 저지한 게 대표적이다. 반면 이 지시는 선제타격을 통일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논리다. 선제타격을 곧 전쟁으로 보고 우려하는 다수 학자나 국민 여론과는 동떨어진 인식이다. 이 같은 인식은 미국이 선제타격을 강행할 경우의 부정적인 파급효과, 예를 들어 ‘제2의 한국전쟁’ 같은 한반도 확전 가능성을 경시하고 있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