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생각보다 수준 떨어지는데요. 우선 논문에서 중요하게 밝혔다시피 이론이나 가설을 통해 현실을 파악하는 그간의 방법론과 다르게 통계치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론을 도출해내겠다고 몇번이나 말한 것과 다르게 글 전체적으로 너무 빈약한 근거들로 결론을 프로파일하고 있어 되려 반대로 미리 정해진 결론이나 가설을 통해 논문의 결론을 내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물론 이것도 과학철학에서 상대론자들이 물리학을 공격할 때 주요한 논거였는데 물리학 수준의 과학적 엄밀성과 그런 방법론을 가지지 못한 사회과학에서 저런 식으로
배포있게 떠들때부터 이미 신뢰도가 떨어졌습니다만.
또한 중간에 브루디외의 아비투스 개념을 가져와 계급에 따른 문화선호에 대한 기존 인식과 다르게 고학력일수록 좀 더 다양한 문화들을 즐긴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은 그러한 반론들이 좀 더 현실에 부합한다 혹은 아니다의 논쟁을 떠나 외려 미리 결론을 내놓고자 아비투스 개념을 끌고 왔다고 보여집니다. 즉 고학력자나 사회적으로 높은 계층일수록 그간의 통념과 다르게 다양한 장르를 즐긴다는 식으로요. 이것은 명백히 강한 가치판단을 미리 논문 초기에 드러내는 것이죠. 결국 실제 결론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제일 문제는 프로파일이네요. 차라리 빅데이터를 이용해 드라마 댓글에 달린 주요 단어들 빈도를 조사해 결론을 냈다면 그나마 신뢰성이 있었겠지만 외려 드라마에 대한 전체적인 가치판단이나 평론을 논자가 미리 내려놓고 댓글을 끼워 맞추고 있네요. 예를 들어 인생은 아름다워는 전형적인 김수현식 드라마라고 하든가 노다메 칸타빌레는 부잣집 남자 주인공과 가난한 여자주인공이 나오는 흔한 사랑이야기가 아니라고 한다든가 청담동 앨리스를 보면서 비논리적 상황속에 감정의 '과잉' 분출 하는 '막장' 드라마라는 식으로 미리 설명을 해놓는데 제 눈에는 그냥 미드와 일드에 대한 변명들과 한드에 대한 지나친 감정개입으로 보이는군요. ^^
이쯤 되면 400명의 통계표본추출이 통계학적으로 의미있느냐 아닌가 하는 수준을 벗어난거 같은데요? 글 전체적으로 '들어가는 말' 에서부터 너무 글의 목적의식이 드러나는 '감정과잉'의 단어들이 많이 튀어나와 읽는데 짜증이 나 제가 글을 전체적으로 잘못 판단한 것일수도 있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