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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09 22:57
[펌] 이재용과 우리는 얼마나 더 불평등해야 하나?
 글쓴이 : 아수라발발…
조회 : 1,261  

<전략>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어야 할 지점이 있다. 정말로 보수적으로 이재용한테 유리하게 판결을 한다 치고, 확정된 뇌물의 액수가 50억 원에 못 미친다고 인정하더라도 이재용에게 내려진 집행유예는 과연 정당한가?

우리가 지금 근본적으로 던져야 하는 질문은 이재용의 뇌물 액수가 얼마인지 세세한 법적 논쟁만이 아니다(물론 이것도 당연히 필요하긴 하다). 왜 한국의 사법체계가 이렇게 부자와 빈자 사이에서 불평등한 잣대를 들이대는지 그 불평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불평등하다!”

저명한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는 ‘더 나은 미국을 만들기 위한 소득 5분위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흥미로운 연구를 발표한 적이 있다. 경제학에서 소득 불평등을 연구할 때 많이 사용하는 기초 개념 중 소득 5분위 분류라는 게 있다.

소득 5분위 분류는 전체 국민을 소득 수준에 따라 한 줄로 쭉 세운 뒤 20% 씩 다섯 그룹으로 나누는 것을 말한다. 최상위 20%가 5분위, 그 다음 중상위 20%가 4분위, 그 다음 중위 20%가 3분위, 그 다음 중하위 20%가 2분위, 최하위 20%는 1분위로 분류된다.

그런 다음 각 그룹에 “당신의 가지고 있는 부(富)의 크기가 국가 전체 부에서 얼마를 차지할 것 같은가?”를 묻는다. 이때 최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는 자신들의 부가 미국 전체 자산 중 58.5%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위 20%가 무려 60%에 가까운 부를 독점한다니, 벌써 좀 불평등해 보인다.

그 다음 4분위, 소득 수준으로 따졌을 때 100명 중 21등에서 40등 쯤 되는 꽤 잘 사는 중상위층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들은 자신이 차지하는 부가 20%쯤 될 것이라고 짐작했다.

딱 중간층인 3분위 사람들은 자신의 부를 20%에도 크게 못 미치는 12%라고 짐작했다. 중하위층인 2분위 사람들은 자신의 재산이 고작 6.4%밖에 안 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최하위층 1분위 사람들은 자신의 재산을 겨우 2.9%라고 짐작했다.

조사에서 나타났듯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매우 불평등하다고 인식한다. 최상위 20%가 60%의 부를 독점하고 최하위 20%는 고작 2.9%만 갖는 사회는 실제로도 매우 불평등해 보인다.

그런데 진짜로 놀라운 사실이 있다. 앞에서 설명한 통계는 사람들의 짐작일 뿐이다. 진실은 사람들의 상상과 완전히 다르다. 실제 통계는 이렇다. 가장 잘 사는 5분위 사람들은 자신들이 58.5%의 부를 차지하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무려 84.4%를 갖고 있다. 두 번째로 잘사는 그룹은 자기들이 대략 20% 정도의 부를 갖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11.3%밖에 못 갖고 있다. 이들은 분명 중상층인데도 자신들의 상상보다 훨씬 못 사는 셈이다.

정 가운데 3분위는 12% 정도의 부를 갖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부는 전체의 고작 3.9%다. 하위층 2분위는 자기들은 그래도 한 6.4% 정도는 갖고 있다고 믿는데, 실제로는 그의 30분의 1 수준인 0.2%를 갖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최하위층은 자신들이 얼마나 가난한지 짐작이나 제대로 하고 있을까? 천만에, 최하위층의 착각도 엄청나기는 마찬가지다. 1분위는 자기들이 아무리 못 살아도 전체 소득의 2.9%정도는 갖고 있다고 믿는데, 실제 이들의 소득은 상상의 30분의 1 수준인 0.1%에 불과하다.

이게 무슨 뜻일까? 많은 사람들이 “우리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불평등한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애리얼리는 “천만에요. 당신들은 몰라요!”라고 답한다. 실제 통계를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불평등하다.

우리의 사법체계는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더 불평등하다

박근혜 1심 재판에서 드러난 사실이 바로 이것이다. 한국의 사법체계가 불평등한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진실의 뚜껑을 열어보니, 그 불평등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

박근혜 1심에서 삼성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인정되는 뇌물이 73억 원이다. 그래서 이재용이 상고심에서 다시 구속될 확률이 높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뇌물을 73억 원이나 갖다 바쳤는데 다시 구속(고작 5년?)하는 게 과연 평등한가?

사람들은 “그래도 구속만 된다면 다행이다”라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인정하는 것 자체가 바로 한국 사법체계의 불평등 정도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무지한지를 입증하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박근혜에게 180억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벌금을 미납하면 3년 노역형에 처하겠다고 한다. 3년 노역의 가치가 180억이라는 이야기다. 이게 말이 되나? “감옥에서 3년 노역하면 180억 원 주겠다”고 발표해보라. 너도나도 그거 하겠다고 자원할 것이다.

물론 노역형의 한계가 3년이라는 것을 잘 안다. 1심 재판부가 판결을 잘못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의 법체계 자체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불평등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왜 노역형의 제한이 3년이어서, 부자들의 노역을 1년에 60억 원으로 쳐주는 황당한 불평등이 존재하는지 그 설명을 하라는 것이다.

판사들은 “법에 충실히 판결하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주장한다. 웃기는 이야기다. 노역형이야 법이 그러니까 넘어간다 쳐도 나머지 재벌들에 대한 판결을 보면 대부분 판사들의 재량에 의한 관대한 판결이었다. 한국의 사법부는 이 질문부터 답해보라. 왜 2400원을 횡령한 버스기사 해고는 정당한데, 전과 2범이며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횡령한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여전히 그룹의 회장인가?

판사들 중 가장 심하게 이재용 편을 들었던 이재용 2심 재판부 정형식 판사도 뇌물 액수가 36억 원이라고 인정했다. 그런데 뇌물액이 36억 원이면 집행유예로 풀어줘도 되나?

2012년 방송통신위원회 국장에게 3477만 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윤 모 씨는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3500만 원이 실형인데 36억 원은 집행유예인 이 개떡 같은 기준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 대법원 양형 기준 역시 3000만~5000만 원의 뇌물공여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1년 6개월을 권고하고, 1억 원 이상의 뇌물 공여자에게는 2년 6개월~3년 6개월이 기본형이다. 이거 당신들이 직접 정한 양형기준이라는 말이다.

댄 애리얼리는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진실을 정확히 아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한국 사법체계의 불평등을 개선하려면 우리가 도대체 얼마나 불평등한 세상에서 사는지 진실을 측정해 알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진실은, 2400원을 횡령하면 해고를 당하고 1000억 원을 횡령하면 재벌 회장으로 살아남는다는 사실이다. 3500만 원을 뇌물로 주면 실형을 사는데, 36억 원을 뇌물로 주면 집행유예로 풀려난다는 사실이다. 이게 바로 상상을 초월하는 한국 사법체계 불평등의 민낯이다.

우리가 새로 만드는 세상은 이 불평등함을 정의로운 평등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그래서 이재용에 대한 상고심을 앞둔 우리의 주장은 “이재용을 다시 구속하라!”여서는 결코 안 된다.

대신 우리의 주장은 “이재용을 충분히 오랫동안 구속하라!”여야 한다. 상상보다 훨씬 더 불평등한 한국의 사법체계를 바꾸는 방법은 바로 이재용을 충분히 오래 구속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http://www.vop.co.kr/A00001275030.html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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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기 18-04-09 23:20
   
정의가 서야 다음을 따지는 법
불평등? 평등 따위는 나중 문제임.
법을 잘 지켜달라는 것일뿐
이재용! 범죄만 저지르지 마
샤루루 18-04-09 23:58
   
정의가 처음
다음은 기회의 평등

사실 사람 끼리는 평등 하지가 않다
초콜렛 18-04-10 00:55
   
전세계 인류가 평등해 진다면 우리 생활 수준은 더 내려가야 하는게 맞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끔 해봅니다.
내빠진통 18-04-10 02:15
   
만인은 법앞에 평등하다는 명제는 공화국의 가장 근본이고 절대 지켜져야하는 가치임.
같은 범죄에 사람에 따라 달리 법이 적용 된다면 더이상 공화국이라고도 할수 없지......
법앞에서의 평등과 상속 등에 의한 경제적인 불평등을 혼돈하면 개돼지가 된다....
장고 18-04-10 11:30
   
이재용은 
돈으로  한국의 권력기관을 장악했기 때문에
이재용의 죄질이 무거워도  처벌하기 어려운 현실인데요.

정경유착  유전무죄  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야만 한다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이루어진다면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로 단합한 국민들을 이길 수 있는  권력은 없습니다
국민들이  단합하기가 힘들어서  문제이긴 하지만요.

이재용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면
삼성불매운동을  시작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한걸음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