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직장 생활 중인 김지헌씨(31·가명)는 1월 말 설 연휴를 맞아 부산 고향 집에서 부모님과 시간을 보냈다. 식사 후 TV를 켜자 광화문 촛불집회 장면이 나왔다. 올해 63세인 김씨의 아버지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모두 '빨갱이'라고 단언했다.
당황한 김씨는 "촛불집회에 직접 참여해봤는데 모두 일반 국민들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씨 아버지는 "어디 가서 촛불집회 다녀왔다고 하지마라, 동네 창피하다"며 "우리 가문의 수치"라고 노발대발했다. 아버지와 크게 싸운 김씨는 당장 짐을 챙겨 서울로 올라왔다. 그날 이후 부자간 연락이 끊겼다.
#경북 상주가 고향인 양은지씨(24·여)는 촛불집회에 7차례 참가했다. 양씨 역시 설날에 고향을 찾았다가 아버지(53)와 입씨름을 벌였다. 양씨 아버지는 "탄핵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최순실에게 도움을 받은 것 외에는 죄가 없지 않냐"고 물었다. 그날 이후로 부녀 사이는 데면데면해졌다. 양씨는 "덩달아 언성을 높이고 결국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며 "이제는 대화하는 것조차 꺼려진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을 둘러싸고 세대 간 갈등이 평범한 가정을 갈라놓고 있다. 부모 자식 간에 서로 다른 의견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심한 경우 의절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최근 5주 연속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한 전금자씨(66·여)는 요즘 같아선 두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 철없는 자식들이 아무것도 모르면서 촛불집회에 참석한다는 생각에 괘씸해서다. 전씨는 "아무리 아들딸이라고 하더라도 빨갱이들한테 놀아난다면 재산을 물려주지 않는 건 당연하고, 집에서 쫓아낼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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