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독서>를 쓴 정아은 작가는 두 아들을 둔 엄마다. 그는 엄마 경력 10년차가 되어서야
좋은 엄마가 되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아등바등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갈리아의 딸들> 같은 책들 덕분이다. 당연한 것으로 강요받았던 여성의 모성애가 20세기
전후에 권력과 자본이 만든 것임을 알게됐다.
엄마들은 사회가 암묵적으로 강요한 '모성애'라는 코르셋에 갇혀있다. 그것이 바로 모성신화
다. 엄마는 날 때부터 자식을 보살피려는 본능인 모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본능을
거스르는 사람은 비정상인으로 본다.
이상적인 어머니를 예찬함으로써 그렇게 되지 못하는 현실의 많은 엄마들을 나쁜 어머니로
낙인 찍어버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녀 양육은 어머니 몫으로 고정되고 여성과 남성의 성별 분업은 지속되며, 결국
가부장적 사회구조가 더욱 튼튼해 지는 것이다.
모성의 실체는 무엇일까? 모성은 근대에 들어 남성 중심 가부장적 가치가 부각되면서 발명
된 역사적 산물이다. 수많은 여성들이 관습에 따라 모성애를 강요당하며 가정의 틀 안에만
머물게 됐다. 모성애는 그렇게 탄생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모성에 의해 출산과 양육의 짐은
고스란히 여성에게 지워졌다.
모성신화는 21세기에 들어서도 여성들을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다.
"남편은 아침 여섯시에 나가서 애들 자면 들어오고 주말에도 일해요. 그에비해 엄마인 저는
경력단절 상실감이 커져 제 인생이 없어지는 기분이었어요. 남편은 자기 일과 가정을 함께
할 수 있잖아요. 세상에 구조적으로 배신당했다는 느낌이 들어 우울했어요"
이제 엄마들은 엄마 노릇의 규범과 역할에 의문을 던지고 모성신화에 반기를 드는 투쟁 중
이다. 자신을 옭아맨 모성애라는 코르셋을 벗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