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많은 분들께서 댓글로 의견을 남겨주신 점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술 마시고, 그 친구의 새 여친 이야기를 하다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제 주변의 여성들 대다수는 꼴페미가 아니기도 하고, 꼴페미일 수도 없습니다. 거의 다 애엄마이고, 과반수 이상이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전 아직까지는 세상이 비관적으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전 페미니즘이 뭔지도 모르면서 양성평등을 외치며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는 여성들과 여성단체 등의 꼴페미들을 엄격하게 구분합니다.
페미니즘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대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뉘는데, 보통 일반여성들이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1세대 페미니즘으로 양성이 같은 의무와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고, 꼴페미들이 외치는 레디컬 페미니즘은 2세대입니다.
물론 한국의 대다수 여성들이 생각하는 양성평등이 유리천정의 제거에만 관심이 있고, 유리바닥은 인지조차 못하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만, 의도적으로 여성우월주의를 주장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김나나님께서 말씀하신 '평범한 의미에서의 페미니스트'는 아마도 이런 일반여성을 말씀하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일반 여성들도 꼴페미들의 의견에 동조, 방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꼴페미들과 공범이란 글도 있었는데요.
전 그걸 동조, 방조라고기보다는 아예 무관심한 거라고 봅니다.
남자들이 립스틱 색깔에 무관심한 것처럼 말이죠.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듯이 자신에게 피해가 된다는 걸 알게 된다면, 신경을 쓰고, 발악을 해대겠지요.
하지만 여성의 특성상, 자기들끼리의 집단에서의 일은 줄줄이 꿰고 있지만, 정치나 사회의 문제는 잘 모릅니다. 남자들은 만나면 정치 이야기하고, 경제 이야기하고, 사회문제 이야기 하지만, 여자들은 화장 이야기, 헤어스타일 이야기, 음식 이야기, 남편이야기, 시댁이야기, 같이 일하는 남자 이야기 등 시시콜콜한 이야기만 합니다.
가끔씩 꼴페미들이 주도하는 사회변화에 대한 이야기들도 하지만, 피상적인 내용만 오갈 뿐입니다. 서로간에 정보가 없으니까요.
분야가 다르긴 하지만 브론펜브레너의 생태학적 체계이론이라고 있습니다. 아동의 발달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인데요.
남녀를 구분해서 보면, 여자는 미시체계(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세계)에만 관심이 있고, 남자는 거시체계(직접 접촉하지 않는 사회 전반)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즉, 남자는 자기 주변과 사회 모두 관심이 있지만, 여자는 자기 주변일 외에는 관심이 없다는 거죠.
여자들이 꼴페미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일반 여성과 꼴페미를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성들 입장에서 볼 땐 일반 여성들도 비사회적이고, 비타협적이며, 이기적인 존재로 보일 수도 있지만(그리고 대부분이 사실입니다.), 일반 여성들은 꼴페미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 뿐인 존재입니다. 극단적으로 여성 전체를 적으로 돌려서 꼴페미로 진화시키기보다는 꼴페미들이 자신들에게도 피해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끔 만들어서 꼴페미들을 고립시키고, 정치인들로 하여금 꼴페미가 모든 여성의 대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만들어야 우리에게 '그나마' 가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펜스룰을 지지합니다.
또한 제가 만에 하나, 결혼을 해서 아들을 가지게 되고, 이 사회가 계속 페미천국, 남자지옥으로 변한다면, 전 이민을 가든, 아들을 유학을 보내든, 아들에게 어학능력을 키워서 외국에 나가서 살 수 있게 할 겁니다.
(현실은 제가 비혼주의자여서 결혼을 할지 말지도 미지수입니다.)
저 역시 꼴페미가 지배하는 지옥은 싫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