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월급 날이었거든요. 유후~~
제가 주로 쓰던 가방이 좀 낡아빠지고 헤지고 해서 새로 하나 사려고 가게에 들렀죠. 별로 특이할 게 없는 가방이 하나 눈에 띄었습니다. 전 디자인이나 다른 거 안따지는 타입입니다. 그럭저럭 쓸만하기만 하면 되니까요. 가격을 물으니 만원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마침 제가 아직 돈을 찾지 않은 때여서 카드로 되냐고 물었거든요. 주인은 몹시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면서 카드기기가 망가졌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어, 이런.. 돈 찾아와야 하나?' 이러니까 주인이. '그럼 얼른 가서 찾아오세요. 내가 이거 포장하고 있을게.'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별로 좋은 것도 아닌 싸구려 가방 하나 때문에 (싼맛에 사려 했던 거였지만.) 굳이 걸어서 멀찍히 떨어진 곳까지 가서 돈 찾아와서 가방을 살 마음이 들지는 않았죠.
더군다나 산다고는 직접적으로 말한 적도 없었는데.
그래서 됐다고, 나중에 다시 오겠다고 하면서 나가려는 순간,
주인의 한마디.
"그럼 내가 특별히!! 카드 좀 긁어드릴게~ 카드 좀 줘 봐~~"
O.O
참고로 가방은 군인 가방으로 샀습니다. 근처에 용사의 집인가요? 군인용품 파는 데가 있는데 들어갔더니 튼실해보이는 게 하나 있길래 걍 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