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응은 한 마디로 ‘강한 우려와 실망’입니다.

미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 소식이 나온 22일 이후 한국 정부를 ‘문재인 정부’로 지칭하며,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주요 동맹국들과 불협화음이 발생해도 이를 외부로 잘 드러내지 않는 외교 관례에 비춰볼 때 매우 이례적입니다.

특히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직접 실망감을 표명하고, 트위터와 언론 등을 통해서도 이런 ‘우려와 실망’이 표출된 건 과거 쉽게 볼 수 없던 현상입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 당시 캐나다를 방문 중이던 폼페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정보 공유 협정과 관련해 내린 결정을 보게 돼 실망했다”며, 미국은 한-일 두 나라가 계속해서 관여하고 대화를 가질 것을 촉구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폼페오 장관] “We're disappointed to see the decision that the South Koreans made about that information sharing agreement...”

국무부도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반복해서 문재인 정부에 이런 결정이 미국과 우리의 동맹국들의 안보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이번 결정이 “동북아에서 우리가 직면한 심각한 안보 도전과 관련해 문 정부 측의 심각한 오해를 반영한다는 점도 문 정부에 반복해서 분명히 해왔다”고 전했습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이용해 한국 정부의 결정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지소미아를 종료한 한국 정부의 결정에 미국이 깊이 실망하고 우려한다”며, “한국 방위가 더욱 복잡해질 것이고, 미군의 위험이 증가될 것”이라고 지적한 겁니다.

주한 미국대사관이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발언을 한글로 번역해 자체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것도 흔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미국이 지소미아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한국 정부의 독도 (일본명 다케시마) 방어훈련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점도 눈 여겨 볼 대목입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27일 VOA에 “한국과 일본 간 최근의 의견 충돌을 고려할 때 ‘리앙쿠르 암’에서의 군사훈련 시기와 메시지, 늘어난 규모는 진행 중인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산적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이런 강경한 분위기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첫 날부터 예고됐습니다.

미 국방부는 당초 “한-일 양국이 입장 차를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 협력하길 권장한다”는 논평을 발표했지만,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보다 강한 내용을 담은 논평을 다시 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 갱신을 보류한 데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비공개 언론브리핑과 고위 당국자의 공개 발언 등을 통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번복을 한국 정부에 압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와 미-한 동맹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조세영 1차관은 현지 시간으로 28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불러,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한-일 양자 관계 맥락에서 결정된 것으로 한-미 동맹과는 무관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조 차관이 해리스 대사에게 미국 정부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실망과 우려를 표출하는 것은 한-미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제를 당부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미 당국자들이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는 말 외에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진정될지, 아니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지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로 어떤 발언을 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https://www.voakorea.com/a/5060724.html

지소미아가 한미동맹과 관련없다는건 행복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