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역시 그랬구요.
만약 그 수많은 분들이 당장 하야하길 바랐다면, 밤 9시 넘어서도 아무런 반응도 없던
청와대에 좀더 많은 분들이 몰려가서 좀더 강경하게 행동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죠. 흥분한 참가자들에게 흥분하지 말것을 서로 주의시켰죠.
아마도 좀더 길게 보자는 공감대형성이었을 겁니다.
그렇기에 19일과 또 26일을 기약하면서 집회해산하면서 헤어졌던 겁니다.
어떤분들은 순진하다고도 합니다. 결코 평화적으론 목적달성하지 못할 거라고도 하구요.
집회 다녀온 직후에 개인적으로 썼듯이 아마 당장 성공(박근혜 퇴진)하리라고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미 우리는 절반은 성공했습니다.
대통령의 권력형 범죄에 더이상 국민들이 결코 묵인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고
그것은 어느 한 세대 특정 계층만이 아닌 전세대를 아우르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줬으며
거기엔 그동안 우리의 모든 집회와 사회적 이슈에서 보여줬던 지역간의 갈등도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머지 절반의 성공은 박근혜의 하야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 중대한 역사적 사건 위에 아주 작은 부수적인 일이죠.
분명히 박근혜의 부정으로 일어난 일이지만, 그 과정과 모습은 박근혜의 어떤 정치적 혹은 사법적 행동에 달라질 수 없는 성격의 것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훗날 그날의 집회와 또 앞으로 있을 몇번의 집회의 새로운 모습과 의의를
적어서 전달하고 전달될 미래의 우리의 역사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결코 우리 세대에서 완성될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결코 성급하게 며칠 만에 마무리 지을 수 없는 것이라고 봅니다.
너무 추상적이고 이상적인가요?
우리는 실패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역사상 유례없는 성공적인 첫발을 띈 것 뿐입니다.
그 과정은 아마도 생각보다 더 답답하고 긴 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역사에서 보면, 분명히 가치있고 의미있으며... 비통함 속에서 그래도 자랑스러울 수 있는 행동들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힘을 냅시다.
이제야 지난 집회의 여독이 풀리는가 싶었는데 이번 주말에도 아무래도 또 나가봐야할 거 같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