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김제동이 맛깔나게 진행하는 영상을 보다가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조금 늦게 출발했습니다.
역시나 6시면 도착하겠거니 생각하고 갔는데 웬걸 광화문역에서 전철이 정차되어 지체되는 상황이라는 방송이 나와 서대문역에서 내려 걸어갔습니다.
저하고 비슷한 생각으로 서대문에서 내려 가는 분들이 많았는데 역시나 일찍감치 집회을 하다 팻말을 들고 일찍 가시는 분들도 많더군요.
아이들은사람들이 많이 모인 집회현장에서 오랫동안 버티기 힘들지요, 그런 가족 단위로 나들이 차원에서 나온 분들은 참여하고 가시더군요.
전화통화하다 실수로 독립문 쪽으로 빠져 돌아갔지만 역시나 경복궁부터 집회를 하고 있더군요.
거기서 부터 거짓말 안하고 광화문광장 가생이에 자리 잡기까지 2시간 반 걸렸습니다.
5일날 20만 모인 수준하고 차원이 달랐습니다. 경복궁까지는 일본에서 연대시위로 온 일본학생?들과 시민단체로 보이는 분들도 구경하고 풍물놀이도 구경할 때까지는 좋았는데 정작 본 시위대와 합류하기 까지 2시간 넘게 길위에서 꼼짝도 못하고 가다 서다 를 반복. 할 수 없이 광화문까지 자의반타의반으로 밀려 가생이에서 자리 잡고 이쁜 여자 옆에 사뿐히 앉아 공연은 보이지 않지만 생생한 구호소리와 노랫소리로 2시간을 만족할 수 밖에 없었네요.
건장한 남자인 저도 시든 파뿌리처럼 몸살걸릴 정도로 서 있었는데 제 못젓까지 오는 여학생들과 아주머니들은 고생 많이 했을 겁니다. 거의 20분 동안 한발짝도 못 움직이는 경우도 있었고 그 와중에 아이들 데리고 온 가족 분들들과 환자까지 발생하여 응급상황도 발생하여 이러다 큰일난 거 아닌가 식겁했지요
다들 박근혜 *** 때문에 고생한다고 하소연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최대한 밀지 않고 성질을 죽이며 질서정연하게 움직였습니다. 누구하나 싫은소리 할 법한 상황인데도 꾹 참는 게 보였지요. 개인적으로 주위에 여학생들이라 마지못해 정수리 냄새로 고생했지만 100만명 이상이 왔다고 하니 이 정도면 대한민국 시민의식 알아줘야 한다고 봅니다.
진자 유모차 들고 아이 앉고 오시는 분 존경스럽습니다. ㅠㅠ
11시가까이 구석에서 우연히 옆에 앉은 여자애와 초코렛 먹으면서 시덥잖은 소리하면서 노가리 때우다 본대에 합류 막차시간이 다가와 가려고 했는데 그때도 5일날 본인 숫자만큼 있더군요.(유수님 님전화번호를 몰라 못드렸습니다.^^;)
어디까지 길게늘어섰나 구경도 할겸 시청쪽으로 내려갔는데 가다 세월호 유가족서명과 박근혜 퇴진서명도 하고 이상하게 춤추는 분들이나 노래하는 분들 텐트친 광경을 보며 나름 즐겁게 왔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유가족 분들이 진상조사하여 소책자로 만든 책을 5천원에 팔았는데 사람이 많아 못사준 점이 안타깝네요 ㅠㅠ
다행히 연장운행하여 집에 도착해서피로감에 혼술한잔하며 글을 씁니다.
작성일 : 16-11-13 01:07
조회 : 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