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미투운동 지지합니다.
무고죄 걱정하는 분들의 우려는 이해합니다만, 미투운동 전체를 부정적으로 봐선 안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개개의 사건을 가지고 판단하기 보다, 전체를 좀 더 넓게 봐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성추행은 기본적으로 은밀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따라서 당사자 남녀 말고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두 명의 당사자 가운데 한 명이 "이런 일이 있었다."고 폭로하는 것이니 만큼 사실의 신빙성은 50% 정도 되는 겁니다.
거기에 비슷한 피해자가 또 다른 미투를 외치게 되면 그에 대한 사실의 신빙성은 더 높게 올라가게 되겠지요.
미투운동은 기본적으로 진흙탕 싸움입니다.
미투를 외치는 여성 또한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자신의 폭로가 울림을 가져오지 못하고 그냥 묻혀 버리면, 폭로자는 권력자의 위치에 있는 가해자로부터 보복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익명으로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령 학교에서는 학점으로, 직장에서는 인사상 불이익으로 등등..
그외 폭로자 자신과 그 가족들에게 상처를 남길 수 있습니다.
"성추행 당했었다."는 사실이 그 가족 및 주변 사람들의 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내 엄마가 성추행을 당했었다."는 사실을 상처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어린 자녀에게는 힘든 일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미투운동이 전개되는 중간에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부작용이 없는 일이란 것이 과연 존재할까요?
"무고죄에 대하여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은 저를 포함하여 많은 분들이 동의하는 바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칫, 피해자의 폭로를 저해하여 범죄자의 은닉을 돕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범죄의 특성상 사실관계를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피해자가 폭로를 꺼리고 그냥 묻어두기 쉽기
때문입니다. 증명하기 힘든 것을 떠벌리다가는 무고죄로 몰릴 가능성이 크니까요.
그렇다고 "무고죄에 대하여 엄하게 처벌하면 안된다." 이렇게 주장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왜냐하면 꽃뱀이 날뛰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게 되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