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트위터에 글 답변하시는 비(非) 래디칼 페미니스트와의 토론 요약 해봅니다.
메갈 사태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이 토론을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진 주된 논지는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한 것을 남성 일반에게 공격을 하는 것은 페어하지 않은 것 아니냐? 이런 논지였고,
그 페미니스트의 논지는 같은 상황에서 더 많은 피해를 입는 것은 여성인데 (진보성향) 남성들은 그 문제는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지 않냐? 이런 입장입니다.
전 여성학을 전공하지 않았으나 기본 사회학적 지식이 있어서 스피박의 이론 등으로 여성학 전반을 다소 비판적으로 공격 했는데(스피박의 서발턴 이론, 서구의 페미니즘이 제3세게의 여성을 대변 할 수 없다. 서구 페미니즘은 기본적으로 자기 중심적이다, 래디칼 페미니즘은 오히려 삼중의 굴레-자본주의 성상품화라는 굴레, 그 안에서 여성노동자가 가지는 피해에 더해서 래디칼 페미가 아니면 남성에게 종속된다는 식의 래디칼 페미의 압박-를 씌우는 거일 수도 있다 등등) 너무 어렵고 학술 적인 이야기는 모두 생략하겠습니다.
1. 남성의 여성 혐오의 시작은 "루저" 발언 이후로 본격 촉박 되었는데, 그 이면에는 당시 20-30대가 가지는 사회적 열패감이 놓여 있다. 사회적 약자인 자신들에게 여성이 다시 경제적 외모적 압박을 가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요인 아닌가? 이 구조적 요인을 무시한 채, 남성 일반, 특히 진보성향 남성까지 모두 공격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은 것 아닌가?
답변 : 그 열패감을 여성에게 투사하는 것 자체가 잘못 아닌가? 사회, 구조적 문제로 발생한 것을 이해 했다면 그 구조 자체에 문제를 삼아야 하지 열패감을 여성을 향해 폭발 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오히려 분석 대상일 뿐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미러링은 "빻은" 남성의 헛소리를 그대로 돌려 주는 것을 전략으로 택한 것 이다.
2. 아니다. 남성 일반이 이런 구조적 문제를 이해하고 열패감을 주장한 것은 아니다. 당시 좌파진보 남성의 담론도 여성들이 남성을 성상품화 하는 것에 대한 반발인데 실제로는 이런 성상품화 자체에 대해 분노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정확하게 보자면 남성은 여성 중 일부-남성을 호구로 삼는 연애 대상자를 김치녀로 보는 거지 일반 여성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를 공격하는 발언으로 생각하지 여성 전체를 혐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보가 아니더라도 이런 인식은 같을 것이다. 그러나 메갈의 전략은 남성 모두를 공격한다. 서로 공격하는 화살표가 다른 지점을 향한다. 이러니 진보성향의 남초 커뮤니티도 멘붕 하는 것 아닌가?
- 그런 "분리 전략" 이 오래 전부터 활용된 지배 전략 아닌가? 여성들이 이런 분리 전략에 이용당하지 말자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전략으로 인해 진보 남성들도 멘붕을 해야 새롭게 인식을 하는 것 아닌가?
3. 현재 남성들이 폭발 한 것은 자신들은 잘못된 발언-데이트 비용 남자가 내라, 남자는 명품백 사줘야 한다, 결혼 비용은 남자가 더 내는 것 당연한 거 아닌가?-등에 대한 일반적인 것에 대하여 반감을 폭발 한 것인데, 자신들 전체를 일베처럼 공격하고, 진보정당, 언론까지 모두 이에 동조했기 때문이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성 개개인의 이런 발언에 대해서는)비판 할 것은 비판 받아야 하지 않나?
- 일단 순서가 틀린다. 김태훈이 메갈리안, 무뇌 페미는 IS보다 위험하다는 칼럼을 썼을 때 대부분의 진보남성들의 반응은 그게 맞다는 식이었다. 그러다가 문제가 본격 이슈화 되면서 저런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그 반전만 봐도 메갈의 전략이 효과적인 것 아닌가?
개개의 발언이 맞고 틀리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여성 전반이 자신들의 피해가 구조적인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인식 자체를 못할 것이라고 보는 것 자체가 이미 여성 혐오의 방법 아닌가? 그런 점을 인지하더라도 이러는게 효과적이라고 본다.
여성 억압의 구조는 자본주의 이전에도 있었고 자본주의 시대에 특화된 방식으로 나타나는 것 뿐이다.
4. 진보/좌파의 입장을 간략하게 말해보겠다. 이건 거대한 악(시스템)이라는 것에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다. 그냥 약자들끼리 부딪쳐 깨지는 게임이다. 돌에 바위가 부딪치는 상황이 아니라 계란끼리 부딪쳐 깨지는 싸움인데 일부 좌파가 난 저 계란이 더 약한 거 같아서 무조건 저 계란편! 이런 주장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줄 세우기 전략은 문제가 있다. 복잡한 내용을 정확하게 보고 요인을 분석하는 것이 지식인의 역할 아닌가?
- 좌파 진영의 인식 자체가 문제가 있었다. 여성들이 겪는 문제 자체를 무시하지 않았나? 님도 인정하다 시피, 지금 미러링 되는 남성의 문화적 인식 자체를 진보 남성은 무시하거나 모른척 하지 않았나? 자기가 안한다고, 모른다고 이 사회의 그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 않았나? 메갈리아의 압박으로 소라넷 수사/폐지 된 것만 봐도 상당한 성과 아닌가?
이제라도 그걸 인정하는 일부 좌파가 있는 것 아닌가. 순서를 바로 보았으면 한다.
5. 소라넷/수사 폐지가 메갈의 압박 때문이었나? 만일 사실이라면 그건 성과로 인정하겠다. 또 많은 남성들이 문제에 관심 가진 것도 성과라고 인정하겠다. 진보좌파, 진보계열 지식인이 그런 문제에 무관심한 것도 사실이니 인정하겠다(모르는 것-그게 제일 큰문제일지도 모르지만-에 관심가지기가 어렵다). 그러나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성별 문제로 환원시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 사실이다. 이런 성과가 이제 시작된 것이니 좀 두고 볼 일이다. 구조적인 문제 속에서 여성이 더 피해자라는 것은 인정하지 않았나. 진보좌파 남성들의 시각을 교정해야 한다. 좋은 토론 감사한다.
순서가 조금 틀릴 수는 있으나 이런 식으로 토론 진행되었습니다. 메갈유저가 아닌 일반 페미니스트지식인의 생각이 대략 저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팩트 체크 되지 않은 것이.... 소라넷수사 압박이 메갈, 혹은 페미진영의 압박때문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 부분은 소라넷을 모르는 일반 남성들은 거의 모르는 분야라서...... 잠깐 검색해 봐도 자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네요.
아무튼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