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말은 일반적으로 옳지만
1. 일상에서 느끼는 여성들의 공포감이 심각한 수준이고, 또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현재 메갈의 시위방식보다 딱히 더 나은 수단이 없다면 당연히 행동에 나서야 정상이며
2. 일부 일탈 사례가 있긴 하지만 그걸 가지고 미러링 운동 전체가 그런 것처럼 낙인찍으면 안된다.
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도 이 논리에 공감이 가는데
그 이유는 봅빨이나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솔직히 여권 운동에 관심 제로입니다)
그동안 보여 준 진보 운동가들 사고방식과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1번 주장에선 (이런 비유를 들어도 될 지 모르겠지만) 민주적 시위 방식이 통하지 않던 독재정권 시절
불가피하게 폭력 성향을 띠게 된 학생들을 적극 옹호하고 지켜주던 진보 재야 인사들이 생각나고요..
2번 주장에선 보수세력에게 몇몇 과격분자들의 일탈 사례를 과장해 평화적 시위 전체를 모욕하지 말라고
항변하던 장면이 떠올라요.
다수의 진보 지식인들은 메갈의 방식이 그리 위험하다고 보지 않으며
그보단 여성의 일상화된 좌절과 공포감을 훨~씬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실제 일베의 삼일한 타령과 달리 메갈의 시위 방식은 남자를 구조적으로 탄압하고 차별을 부추길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저 사람들을 다소 불편하게 만드는 정도일 뿐이에요. 냉정히 말해 그렇죠.
근데 인권이나 평등같은 숭고한 가치를 위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런 것까지 눈치를 보면 그게 진보겠습니까?
굳이 찾아보진 않았지만 외신도 티셔츠 논란으로 성우를 교체한 게임회사를 비판하면 했지
메갈을 비판적으로 다루진 않은 것으로 압니다. 기껏해야 한국에서 논란이 있다 정도로 소개했겠죠.
고로 이런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