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이슈 게시판
 
작성일 : 16-07-24 23:46
(펌글) 평범한 회사원이 본 웹툰 사태
 글쓴이 : 서냥
조회 : 1,443  

제목: 평범한 회사원은 웹툰 작가가 부럽습니다.


안녕하세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회사원 1인입니다.

어제그제 뜻밖의 휴가로 인해 이번 사건을 자세히 추적할 수 있었는데,
문득 이런생각이 들더라고요. '웹툰 작가들이 부럽다. 역시 컨텐츠 생산자는 다른건가...'

저 같은 평범한 회사원은 고객을 비웃는 그런 패기는 꿈도 꿀 수 없거든요.
제가 신입사원 연수때 들은 이야기 중 하나는 이런거였습니다. '술 먹고 사람 때리려거든 사원증 잘 숨기고, 명함 다 버리고 나서 쳐라.'
혹여나 잘못해서 회사 이미지라도 나빠지면, 그 순간 제 커리어는 박살나고 평생 인사기록 한켠에 빨간색으로 사고친 놈이라는 기록이 따라다니거든요.
승진은 생각도 못하고 이직이나 회사내에서 버티기도 쉽지 않습니다.

저희 회사가 잘은 모르지만 기업 이미지 광고로만 지출하는 비용이 1년에 천억은 넘을겁니다.
왜냐하면... 고객님들께 잘보이고 싶거든요. 아무리 저희가 좋은 기술로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도 고객이 외면하면 끝이니까요.
밖에서는 별거 아닌거 같지만 흔히 VoC라고 부르는 고객센터의 클레임도 하나하나 예민하게 추적하고 관리합니다.
VoC 폭주하면? 담당자 뿐 만 아니라 그 조직 고과는 끝인거죠 뭐..
심지어 고객이 아니라 협력업체가 진상을 부려도, 어지간하면 좋게좋게 계약 조정해주고 떠나보냅니다.
아무리 법적, 도덕적, 윤리적으로 우리가 우위에 있어도 작정하고 언론플레이 가면 막기 힘들거든요.
이십억 포기하는게 신문에 '중소기업 괴롭히는 대기업'으로 기사 한 줄 나가는것 보다는 낫거든요. 다시 말하지만 광고비만 수천억이니까요.

그런 입장에서 이번 작가들의 패기는 어떤 의미에서는 정말 부럽습니다.
고객에게 거침없이 노예새끼라고 부를 수 있는 패기, 의미없는 성명 외에 어떤 후속 조치도 취하지 않는 회사...
이 얼마나 부러운 상황이 아니겠습니까.

저희 회사에서 이런 일이 났으면... 아마 사장단은 당장 대국민 사과로 석고대죄하고 있을거고,
당사자는 덜덜 떨면서 '아직 회사 안나갔냐?' 하는 썰렁한 농담이나 듣고 있었겠죠... ㄷㄷ


부디 앞으로도 그 패기가 유지되길 빌어봅니다.



- 저희 회사가 어딘지는 묻지 말아주세요ㅠㅠ 회사 글은 정말 조심스럽습니다. -
- 그러고보니 삼성전자 월급날 수원 유흥가 술집에는 시비거는 사람이 넘쳐난다는 이야기를 지난주에 들었었네요.  치면 무조건 개인합의 해야한다고...-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sign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Sulpen 16-07-25 00:05
   
이런 관점도 있군요. 근데 이번엔 정당까지 얽혀들어서 단순 이익문제를 넘어버렸습니다 ㄷㄷ
크림 16-07-25 00:34
   
패기는 부릴때부려야지요. 게다가 지들만의 논리로 비하까지하면서.

그간 웹툰계에 오는 화살이란 화살을 다막아준 독자들에게 이러는건 좀 아니죠.
그들은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친구이자 후견인을 적으로 만들어버린겁니다.
대평남 16-07-25 09:48
   
동감가네요.. 저도 입사초기에 선배님이 하신말씀중에 거래처나 원청 씹을려면 절대 회사와 관계된 그 어떤 것도 있어선 안된다고....
나가라쟈 16-07-25 11:25
   
기업이라면 진짜 "금융감독원","소비자원"등에 대외민원이라도 넣어서 표현할수도 있지...이 환쟁이들은 에프킬라 맞았는데 죽지도 않고 발발거리며 온 방안구석을 헤집고 다니는 그것과 같아서..어떻게 컨트롤할 방법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