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우 전 옥시 대표의 이중성 충격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신현우 옥시레킷벤저 전 대표가 26일 오전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는 한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이 시위를 하고 있다. 신 전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판매가 시작된 지난 2001년 옥시에서 대표직을 맡았으며 지난해 6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검찰에 소환됐던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가 포토라인 앞에선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뒤에선 자신의 변호사에게 "내 연기 어땠어요?"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1차 소환조사 당시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서서 가습기 살균제 위해성을 몰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 피해자들에게 한마디 하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깊이 숙였다. 그는 허리를 연신 굽신거리며 몹시 침통한 표정을 지었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도 했다.
1~2분의 사과 발언 뒤 신 전 대표는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갔다. 그런데 기자들로부터 벗어나자마자 동행하고 있던 자신의 변호인을 바라보며 "내 연기 어땠어요?"라고 태연하게 말했다는 것이다.
신 전 대표가 조사실로 이동하면서 이 말을 할 당시 가까이 있던 검찰 직원이 이를 듣고 중간 간부에게 보고했고, 이영렬 지검장 등 서울중앙지검 수뇌부에도 이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신 전 대표가 그런 발언을 했다는 말을 처음 듣고 소름이 돋았다"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향해 했던 사과가 전부 가식이었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고 어이없어 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신 전 대표는 자기 근처에 있던 이가 검찰 직원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