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대학가기 전까지만해도 창조"론"과 진화론 사이에서 왔다갔다 했습니다.
하지만 대학교 1학년때 Foundation of Living Systems (대충 생명의 기초?)라는
Kenneth Miller 이라는 교수님이 가르치는 생물학 개론 수업을 들었는데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에 제 생각이 완전 바뀌었습니다.
그 교수님께선 왜 믿음과 진화가 공생 할 수 없다고 생각하냐고 그 생각 자체가 오만이라고 하시더군요.
교수님 본인도 굉장히 명망있는 세포생물학자이자 진화론자이시고
동시에 신학에도 정통한 카톨릭 신자셨는데
이미 진화론에 대한 증거는 충분히 나왔고 Level 1, 2 evidence에 해당하는
직접 관찰한 증거는 없을 수 밖에 없지만
Level 3, 4에 해당하는 retrospective 증거는 충분히 나왔고 화석뿐만아니라
DNA레벨에서조차 진화의 증거를 찾을 수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단지 하나님이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함부로 재단해서 과학도 아닌 잡설을 만든게 창조과학이고 지적설계인겁니다.
이런식으로 우리가 마음대로 하나님의 한계를 설정해버린겁니다.
사실 성경이 무오하다고 해서 그걸 해석하는 사람이 무오할 순 없고
예를 들어 창조의 기간이 6일 이라고 쓰여있다고 해서 그때 지구가 자전하는 시간이
지금 지구가 자전하는 시간과 객관적으로 같은 시간이었는지 아니면 창조 당시의
자전이 느린상태여서 굉장히 긴 "6일"을 보냈는지
아니면 그때 모세(혹은 성경학에서 말하는 저자)가 받은 이미지 내에서 이해 할 수 있었던게 6일 뿐이었던건지
아니면 그 6일에 내재된 심볼이 있는건지
이 모든건 하나님 외엔 아무도 모르는겁니다.
하나님의 영감을 받은 모세/저자가 구약 5경을 기록할때 그때 받은 영감 혹은 이미지를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기록했을 뿐이고 그걸 읽는 우리 인간도
그걸 읽고 이해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만 이해를 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사실 이렇기에
더욱더 믿음이 중요한것이고요.
밀러교수님께선 진화에대해 연구하고 세포에 대해 연구하고 하나하나씩 알아갈때마다
얼마나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계가 알수록 끝이 없고 아름다운지 정말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이런식의 사고방식은 미국에선 카톨릭 그리고 동북부의 진보신학에서 점점 넓혀가고 있는 상태고요.
한국 신학계가 워낙 보수적이기도 하지만 그 스스로의 오만과 아집에 빠져있는건 아닌지
진짜 생각해봐야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모태신앙이고 믿음을 져버린적도 없지만 이런 저도
한국 교회를 볼때마다 정말 슬프고 안타까울때가 너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