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한국=문화 라는 단순한 도식 자체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이 간격을 알아채지 못하는 것일 뿐입니다.
* 한국이라는 국가성은 법률적인 의미이고, 문화는 문화담론입니다. 즉 양자는 원래 다른 개념이고 이 둘은 일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문화는 한국보다 더 클 수도 있고 한국보다 더 작을 수 있습니다.
* 많은 경우에 있어서 문화는 국가와 결부지으면서, 국가적 단위로, 국가적 논리로 사용되어 왔기에 마치 문화는 한국이라고 하는 국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무언가처럼 인지합니다. 그러나 한국이라는 단위가 움직이는것과 똑같이 문화라는 단위가 똑같이 움직이는가, 혹은 한국이라는 국가 자체에 내재적으로 박혀 있는 문화라는게 실재하는 것인가는 회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열심히 항변하지만 한국문화가 뭔지 지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냥 그런게 있는게 당연하지 않냐?'
라는 식의 이야기라면야 아무것도 입증하지 못한다라는 이야기일뿐이니까요.
기본적으로 가장 먼저 의심했어야 하는것이 국가만이 문화를 전유할 수 있는가입니다.
이것만 부정한다면야 한국문화, 일본문화, 프랑스문화, 미국문화와 같은 어떤 특정국가+문화라는 개념은 당연히 말소될겁니다. 이렇게 된다면야 남아있는 문화들은 국가와 상관없는 사회, 지역, 특정집단에서 주장되는 문화들로 환원될 것이고 국가내재적인 문화논리같은건 설 자리가 없어질 겁니다.
사실 진짜로 의미있는건 한국문화가 뭔지, 이게 없다라는 것보다 이러한 '한국문화'라는 것들이 주장/부정되는 와중에서 한국문화에 관해서 도그마틱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겁니다.
밑에 글에서도 분명히 말했지만 오늘날 한국사회가 혈통, 인종, 가족, 민족, 경제, 정치등을 이미 탈국가영역을 밀어넣은 대신에 한국적인것, 한국만의 본질 (즉 이것만 지키면 한국이라는 본체는 유지된다라는 것) 로서 내세우고 있는게 역사와 문화라고 했습니다. 즉 혈통, 인종, 민족, 경제등만으로 한국과 다른 외국, 집단과 구분할 변별적 기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역사와 문화에 과도한 집중을 한다는 겁니다.
쉽게 말한다면야
가. 귀화한 외국인 + 평소에 수입상품을 주로 쓰며 + 한국사에 대한 깊은 이해 + 한국내에서 주된 생활양식
나. 귀화한 외국인 + 평소에 수입상품을 주로 쓰며 + 한국사에 대한 무지 + 조국내에서 주된 생활양식
(가)와 (나)를 동화된 or 동화되지 않은 한국인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까? (물론 둘다 국적법상 국적은 대한민국이지만 여기선 이걸 뻅시다)
오늘날 한국인인가 아닌가의 동화, 진정한 한국인이라는 어떤 기준으로서 역사와 문화를 아는것이 그 기준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경제며 정치며 혈통이며 인종이며 이건 탈국가적(국가나 민족이나 어찌되었든) 이고 더이상 한국인/비한국인을 설명할 도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럼 이런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다. 조상부터 한국인 + 한국사에 대한 무지 + 한국내에서 생활방식 무시
(가)와 (다)를 비교했을때 누가 진정한 한국인일까요?
만약 (가)라고 한다면야 한국인임을 정하는 우선기준이 문화/역사라고 인정하는 겁니다. (다)라고 한다면야 혈통/인종이 우선기준이 되는겁니다.
그러니 이들에게 있어서 문화에 대한 부정은 한국 자체에 대한 부정이고 이는 공동체, 정체성에 대한 파괴와 동급으로 읽히게 됩니다. 어쩄거나 왜 문화가 국가, 국가성이라는 논리에 들어가서 어떤 사람을 국가정체성으로 녹여내는 논리로 전환했는지 생각해 봐야할겁니다.
예를 들어서 귀화한 외국인을 놓고 한국문화에 동화되어야 한다라고 하는 주장들이 많은데
A. 동화는 언제부터 문화라는 것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이 자랐는지
B. 그 동화는 왜 국가정체성을 만들어내기 위한 도구로서 사용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드는지
가 애로사항이 될겁니다.
문제는 위에서 말했지만 한국=문화를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한 한국문화라는 말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유통되고 세뇌되어서 이 자체를 의심하지 못했다라는 겁니다.
문화는 동화를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