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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8-11 20:38
일본인들이 돈이 없는 이유를 소득에서 찾기보단,(펌)
 글쓴이 : 2019사역자
조회 : 2,310  

일본인들이 돈이 없는 이유를 소득에서 찾기보단, 상대적 빈곤율과 소비 양상에서 찾는 것이 더 빠릅니다.

 

소득 비교의 경우 대기업간의 비교는 일본보다는 한국이 우위고, 1인당 GDP도 아직은 일본이 높죠.

물론 평균적인 1인당 가계수입 통계로 따지는 순간 그 간극이 크게 좁혀집니다.

제세 후 수입은 동등한 수준이며, 구매력환산 같은 처리를 거치면 한국이 우위로 나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일단 가시 지표가 그렇기도 하고, 체감상 청년층이 힘든 삶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이 하도 많이 들리니 그런가? 하고 검증을 좀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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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 빈곤율은 중위소득 50% 선에 놓고 그보다 소득이 더 적은 가구의 비율을 내는 겁니다.

 

물론 당연하지만 그냥 전체 가구에 대한 상대적 빈곤율 통계를 내버리면 한국이 크게 불리합니다.

이는 연금 제도 등이 부실하거나 없었던 노인/농어촌 가구 계층에서 압도적인 비율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한국 전체의 자 살 률 통계랑도 비슷합니다. 청년 계층은 잘 버티는데 노인 계층에서 자 살 률이 매우 높죠)

 

문제는 노동인구를 차지하는 연령대에서의 빈곤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통계는 실업률/고용률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실업률이 낮으면 낮을수록 이 통계에서 더 유리한 수치가 나타나겠죠?

그런데, 일본은 그 낮은 실업률을 가지고도, 노동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이 생각보다 높습니다.

 

2015년 통계를 기준으로,

 

한국의 경우,

- 18세 미만: 8.1%

- 18~25세: 10.4%

- 26~40세: 6.9%

- 41~50세: 7.5%

- 51~65세: 18.7%

- 66~75세: 60.1%

- 76세 이상: 71.9%

로 노인 계층에만 압도적으로 집중된 반면,

 

일본의 경우,

- 18세 미만: 13.9%

- 18~25세: 17.6%

- 26~40세: 12.4%

- 41~50세: 12.0%

- 51~65세: 14.5%

- 66~75세: 16.7%

- 76세 이상: 22.9%

비교적 균등한 분포를 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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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청년들의 소득은 상대적 빈곤율 분포 그 자체만으로 보았을 때는 그렇게 막막한 편은 아닙니다.

놀랍게도 (체감 지표와는 꽤 달라보이지만) 중위소득의 절반 정도는 다들 벌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다만 노인 시기의 열악한 복지 정책으로 인하여 돈을 축적해야 되는 점이 불리한 요소가 되면 될 수 있을 겁니다.

 

일본의 통계를 보면 노인과 청년간 빈곤율 편차가 크지 않습니다.

노인 시기에도 (물론 국가 부채로 승계됩니다만) 연금 등의 제도가 튼튼한 고로,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게 잡히지요.

그런데 노인 시기의 소득이 높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일본의 노인층은 소비하지 않기로 유명하니까요.

아베가 야심차게 준비한 아베노믹스가 이런 경색된 노인층의 소비를 촉진하려는 정책이기도 했습니다.

(당연하지만 대실패로 끝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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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돈을 쓰는 계층인 청년층의 빈곤율이 "돈을 얼마나 쓰는지/돈이 얼마나 도는지"의 지표라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일본의 실업률을 감안할 때 상대적 빈곤율이 지나치게 높게 잡히는 부분인데요.

그 "그리스"가 상대적 빈곤율이 18~25세 18.8%, 26~40세 15.5%고, 그 "스페인"이 18~25세 22.1%, 26~40세 15.4%로 잡힙니다.

심지어 영국 보면 청년층의 빈곤이 브렉시트를 낳았다 뭐다 하는데 정작 통계상으로는 10.6%, 8.6%로 엄살(?)이 심하다고 볼 수 있을 수준이죠.

(물론 실제로는 돈 없는 웨일스나 북아일랜드 같은 지역이 끼는 바람에 유리하게 보이는 정황이 있습니다.)

 

그런데, 실업률이 압도적으로 낮은 일본에서 17.6%, 12.4%로 뜨는 것은 무언가 소득 수준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 됩니다.

한국 사회에서 청년들이 쓸 돈이 없다 하지만, 통계상으로 보면 청년층 단위에서의 상대적 빈곤율은 세계 주요 선진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더 힘들어보인다는 착각은 선진국에 대한 과도한 이상이 만든 부작용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일본인들이 직장을 하면서 벌어들이는 소득 자체가 한국보다 그렇게 윤택한 것이 아니다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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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일본의 식비가 더 싸지 않느냐, 교통비에 대한 지원이 있지 않느냐? 하면서 반박을 제시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실제 사정을 본다면? 의외로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의 식비가 싼 것은 주식(쌀) 기준의 식단을 짜는 경우에만 해당됩니다.

이는 한국인의 평균 섭취 칼로리와 일본인의 평균 섭취 칼로리 통계만 봐도 답이 나옵니다.

2017년도 FAO 통계에 따르면 일본인의 섭취 칼로리는 2726 kcal로 한국인의 3334 kcal에 비해 굉장히 적습니다.

아니, 애초에 한국인이 선진국 평균보다 살짝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을 뿐, 일본인의 수준은 개발도상국보다도 더 낮습니다.

심지어 섭취 칼로리의 구성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죠. 일본인의 섭취 칼로리에서 육류/채소/과일의 비중이 상당히 낮습니다. 

편의점 레벨의 식단을 구성한다고 할 때, 한국은 1식 4~5천원 정도로 비교적 고르게 섭취 가능하지만, 일본의 경우엔 1식 4~5천원으로는 균형잡힌 도시락은 의외로 구하기 어렵습니다. 과일에 이르러선 가격이 2~3배쯤 차이가 나고요.

즉 한국인과 같은 수준의 식생활을 유지한다면 일본에서의 식비는 한국 이상으로 깨진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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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비에 대한 지원의 경우... 이는 일본의 교통비 사정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을 때의 기준입니다.

한국의 교통비는 선진국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신규 투자를 위축시킬 정도로) 지나치게 싼 수준을 유지하고 있죠.

역설적이지만 워낙 값이 싸서 장거리 통근의 부담이 더 적기 때문에 수도권 장거리 통근에서 선진국에 비해 시간이 지나치게 길게 나오기도 하죠.

뭐, 그렇다고 해도 지원이 나온다면 통근비의 경우에는 한국이 불리한 건 맞습니다.

 

문제는 여가 생활입니다.

한국의 경우, 고속버스로 가면 서울에서 강릉 정도의 거리라면 1.5~2만원 수준에서 맞출 수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요? 제일 싼 버스가 3만원부터 시작합니다(소요시간은 2배 가까이 됩니다...). 신칸센으로 가면 6~7만원은 깨고 시작합니다.

차로 가는 경우엔 더 심각해서 고속도로 요금만 5만원돈 깨고 시작해야 됩니다. 한국은 2만원 가져가면 톨비하고 간단한 요기까지 할 수 있을 겁니다. 기름값은 어차피 두 나라가 비슷한 수준이고요.

여기서 일본인들의 여가 생활이 결정됩니다. 장거리 여행? 그렇게 쉽게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별별 문화가 다 있습니다.

200 km 정도 되는 거리를 전철만 타고 4~5시간 귀성길에 오르는 사람도 있고,

차를 끌고 가더라도 고속도로 탈 돈 아까워서 국도(라고 해봤자 한국의 4차선 도로가 아니라 2차선짜리 개량도 안 된 도로 말하는 겁니다)타고 4~5시간 운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국 같으면 KTX는 못 타더라도 시외버스 정도면 괜찮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고, 톨비 무서워서 고속도로 못 타더라도 국도가 잘 뚫려있으니까요.

 

그러면 일본 직장인들의 여가는 어디서 결정되느냐? 통근비 지원 중에서 "철도 정기권"을 끊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철도 정기권은 주말에도 지정된 구간은 무료 승차가 되긴 하거든요. 그래서 직장 근처 골목 가는 것이 한계입니다.

(일본의 주요 철도역에 백화점이 들어서서 유지되는 것이 이런 원리입니다... 소비력이 넘치는 게 아니라 인구 대비로는 원래 맞는 셈이죠...)

참고로 일본의 녹지 비율은 형편이 없기 때문에 공원에서 한가롭게 여가 생활 하는 건 꿈에 가깝습니다.

(한국은 산을 까더라도 일본보다 훨씬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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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주거비/광열비/의류비 같은 기타 비용들이 싸게 나가는 것도 아닙니다.

당장 주거비 같은 경우 서울/도쿄를 비교하면 거의 도쿄가 2~3배 가까이 나오는 것이 보통이고요...

주거 조건에 있어서도 한국의 원룸 생활이 아무리 열악해봤자 광열비는 도쿄에서 나오는 값의 1/5도 안 나오는 수준입니다.

(한국 집이 아무리 개판으로 지었어도 단열재 열관류율 기준이 주요 선진국 수준입니다. 일본은 한국의 80~90년대 수준이라 형편 없습니다.)

 

한국은 밀도 있는 건축을 하기 때문에 시내버스 노선이나 지하철역의 접근성이 그렇게 낮은 건 아닙니다.

특히 버스-지하철 환승 제도가 (지방조차도) 정비가 되어 있어 지하철역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 비교적 싼 집을 잡기도 하죠.

그런데 일본은 그렇게 되어 있지 않습니다. 버스-지하철 환승 제도가 아예 없기 때문에 역 근처에서 집을 못 구하면 이동거리가 길어집니다.

일본에 자전거가 많은 건 도시부가 평지인 영향도 있지만 버스 탈 돈도 아끼려고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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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긴 분석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같은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경우 한국인이 더 여유가 있다는 뜻입니다.

 

일본에서도 편의점에서 사는 100엔짜리 빵, 200엔짜리 컵면으로 요기하고,

주말에 어디 놀러가지 않고 집돌이 하면서 여가를 해결하고,

다 쓰러져가는 방음도 안 되는 낡은 빌라 한 켠 얻어서 생활하면 일반적인 한국 생활보다는 돈을 아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한국에서 생활하듯이, 1끼에 7천원 정도로 적당한 식사를 하고,

주말에 공원에서 산책할 수 있고, 가끔 멀리 놀러가기도 하며,

집에 추울 때는 난방도 좀 켜놓고 더울 땐 에어컨도 좀 켜면서 생활하면,

당장 일본 회사 생활에서 들어오는 수입으론 택도 없습니다.

 

어딘가 한 구석을 구멍내야 합니다.

식비를 아끼면서 건강을 좀 희생하든지,

놀러가는 여가를 포기하고 방콕하든지,

집에서 겨울에 벌벌 떨고 여름에 땀 뻘뻘 흘리면서 광열비를 아끼든지,

그래야 회사 생활로 버는 수입으로 충당이 되지요.

이렇게 하더라도 빠듯한 삶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런 징후를 보여주는 징표는 또 있습니다.

한국에서 일본에 가진 오해가 정말 많은데, 그 중에 하나를 꼽아본다면, "일본인은 소비하지 않고 저축한다"일 겁니다.

실제로는 정 반대입니다. 한국인들 쓸 돈 없다 없다 하면서도 저축률은 5~10% 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저축률요? 잃어버린 10년 이후 단 한 번도 5%를 상회한 적이 없습니다.

여유 자금이 없으니 저축을 하지 않는 것일 뿐입니다.

혹자는 한국 가구의 높은 가계 부채를 지적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부실한 복지제도(주거 등)이 문제지요.

그렇지만 일본의 가계 부채가 높아보이지 않는 건 단순한 착시입니다. 국가 부채에서 밑장을 빼서 가계 부채를 줄이는 데 괴어놓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인건비가 안 나가고 저축률도 낮고 각종 삶의 비용이 높은데 노인만 빈곤률이 적다?

 

일이 이렇게 돌아가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긴 졸문 읽어주시느라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또 뵙겠습니다.(펌)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에 관심많고 과거에 많은 글도 썼던 가정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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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클포스 19-08-11 20:39
   
소득세가 8프로 에서 이제 10프로 올린다고 하던데..

그리고 각종  기본적으로 나가는 돈이 많아서..  돈 없으면 일본은 뭐 ㅎㅎ;;
미니사랑 19-08-11 21:11
   
좋은글 감사합니다
구급센타 19-08-11 21:16
   
잘 봤습니다
관광자체를 일본인들이 잘 안한다네요
생활이 쪼들어 지면서
우리와의격차가 심한 이유
바람노래방 19-08-12 12:58
   
역시 디테일을 따져봐야 되는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