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도 없고, 이미 논쟁의 흐름도 저문 듯한 시점에서 다시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토론상대와 2~3일내로 게시글을 통해 제 심정을 밝히겠다고 약속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또 난리냐?'라는 내용의 리플은 좀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이해를 부탁합니다.
간단하게 쓰죠. 저는 손연재양과 그녀를 둘러싼 조직, 세력의 문제롤 우리 사회 부조리의 축소판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큰 문제는 다 제쳐놓고, 그녀가 직접 행한 언행만을 문제삼아 보자면 간단합니다. 왜곡과 거짓이죠.
아래에서 어느 분이 리플을 통해 저와 흡사한 관점을 밝히셨더군요. 광고도 훈련불성실도 그 무엇도 굳이 이해하자고 들자면 못할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운동 선수가 자기 종목에 대해 그리고 자기 성적, 성과, 훈련상태 등에 대해 거짓과 왜곡을 일삼는 것은 어찌보자면 본질에 대한 도전이 아니겠습니까. 이해할수도, 이해해서도 안되는 언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설의 첫걸음이라 할 러시아 대회 결과에 대한 사건은 뭐 다들 아실거니까 새삼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대신 종합메달과 종목메달, 이 얘기만 해보록 하지요.
비유를 들어봅시다. 님이 길을 가다 같은 반 친구를 만났습니다. 친구는 웬 중년여성과 동행하고 있었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에 친구는 님에게 그 여성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우리 동네 통장님이셔.'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 여성은 무려 반 친구의 '엄마'였던 겁니다. 뭔 짓을 한거냐고 따지는 님에게 친구는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 맞아, 그리고 우리 동네 통장님인 것도 맞아.'라는 답변을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통장님인 것도 사실이니까, 사실을 얘기한 그 친구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일까요? 뭐.. 그렇게 이해하실 분도 계실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럼, 조건을 하나 더 걸어볼까요? 그 반 친구는 그저 그런 '급우의 하나'가 아니라, 님과 평생 같이 가자고 우정을 맹세했던 친구라는 조건을 말입니다. 그 우정이 진실되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요? 그 친구와 평생을 같이 갈 수 있겠습니까?
저는 무리라고 봅니다. 종합과 종목 메달에 대한 일이 마찬가지로 이렇습니다.
손연재 양은 종합결선에 대해 이렇게 얘기합니다. '종목 예선'이라고 말입니다. (실제 인터뷰 기사가 있습니다. 퍼았으면 좋겠습니다만, 오늘 시간이 없는 관계로 일단 있다는 사실만 밝혀둡니다.) 그 말도 일견 일리는 있습니다. 많은 대회에서 종합결선의 결과에 따라 종목 결선진출 여부가 가려지니까요. 하지만, 종합결선은 종합메달이 걸려있는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경쟁인 것입니다. 그리고, 올림픽이라는 대다수 아마추어 종목 최고의 장소에서는 '종목 결선'이라는 시합자체가 없습니다. 당연히 메달도 없구요. 따라서, '종합 결선'이라는 시합이 가지는 두 가지 성격중에서 어느 것이 주이고, 어느 것이 종인지는 일목요연하리라 봅니다.
이해는 갑니다. 종합 성적이 안좋았던 선수가 '와, 대박 실패했지만, 그보다 의미가 많이 덜한 종목 결선에는 진출할 수 있게 되었네요. 불행중 다행입니다. 개망신은 피했네요.'라고 인터뷰 하는 것 보다는, '최고가 되지는 못했지만, 그건 예선일 뿐입니다. 결선에서 좋은 모습을 기대하세요.'라고 하는 것이 더욱 뽀대나고 간지가 넘쳐 흐르기는 하거든요.
하지만 이는 '내가 없어지면 리체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까 걱정..' 운운하는 인터뷰를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는 있어서는 안되는 처세인 것입니다. 그건 리체에 대한 오해를 부추기는 왜곡이고, 관심을 거론한 인터뷰를 '거짓'으로 만드는 언행인 것입니다. 리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진정성을 호소하는 행위와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리체에 대한 왜곡을 서슴치 않는 행위는 양립할 수 없는 모순관계입니다.
이래서 제가 손연재 양을 싫어하는 이유 한 가지가 완성되는 겁니다. 이 사람은 자기 종목에 대한 존중이나 애정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언행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애정이 있다는 식의 인터뷰 역시 많이 합니다. 메멘토이거나, 종목에 대한 애정의 어필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쓰여지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겁니다. 그러므로 제가 굳이 손연재 선수라고 하지 않고, 손연재 양이라고 꾸역꾸역 쓰는 겁니다. 제게는 그녀가 선수가 아닌 장사치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선수라는 호칭은 과한 것이죠.
여기 까집니다.
덧붙이자면, 종목과 종합에 대해..... CNN이 격찬했다고 우리 언론에 보도되었던 바로 그 기사의 후반부, 우리에게 기사를 통해 알려지지 않은 나머지에는 손연재양의 성과에 대해 '하지만, 올림픽에는 종목메달이 없다'라며 일침 혹은 비아냥을 날리는 외국 관계자의 인터뷰 내용이 실려있었음을 밝힙니다. 이 역시 퍼왔으면 좋겠지만... 시간관계상 제 평소 스타일과는 다르게 그런게 있더라라는 얘기로 좀 대신하고 합니다.
위송....님, 오늘 바쁜 관계로 자주 들어와 저번처럼 리플을 남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허락하는 한 들어와 볼테니, 반론이나 기타 의견있으시면 남겨주세요.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