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민 보호 논리를 선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사고방식입니다. 과거 아프간 무단 선교 같은 일을 벌였다 해도 국가는 자국민을 일단 보호하고 이 후 국내법이나 여타 방식에 의해 처벌해야 정상적인 국가인 겁니다. 사적인 비난이야 자유고 쌤통이라고 부르는 것도 각 개인의 마음이겠지만 이건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이미 어제 글을 올렸지만 중국 측 내부의 문화가 무엇이건 간에 이건 국제 행사고 정상 방문 행사입니다.
당연히 폭행이 아니라 연행 등을 통해 행사장에서 분리시켰어야 했습니다. 또한 연행이라는 게 두들겨 패서 제압하는 것이라 정의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연행이라는 건 물리적으로 상대방을 제압하여 격리시키는 것이지 그리 멀지도 않은 곳으로 끌어내서 폭행하는 게 아닙니다. 이점은 분명히 집고 넘어가야합니다.
그리고 경찰과 군대가 따로 있는 것은 제압의 방식이 치안 문제와 안보 상황에서는 각기 달라야하기에 그런 겁니다. 지금 이번 사건은 치안 영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적군을 상대하는 군사영역의 문제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중국의 야만성을 규탄하는 게 아니라 청와대의 무능으로 몰아가는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은 잘 못된 생각입니다. 폭행당한 한국 일보 기자나 매경 기자 모두 친문성향이 강하고 쓴 기사도 친문적 경향이 강했습니다. 이런 건 제외하더라도 평소 외교부의 자국민 보호가 엉망이라는 것에 비난하고 분노해왔다면, 이번 사건 역시 자국민 보호 측면에서 바라보는 게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 방중 기사가 부실하다는 건 첫날 일정 자체가 부실해서 벌어진 일입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건 정말 속상할 일입니다. 주중 대사가 자국 대통령이 오는데 마중은커녕 난징으로 날아가야 할 정도로 힘든 외교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죠.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본인이 자주 언급해온 상호 비판과 소통이 되는 정치인을 바라는 사람인지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한 글자도 용납되지 않는 분위기를 매우 실어합니다.
뭐 언론 기사를 보니 완전 악담 수준을 넘어서 이번 문통 방중을 저주하는 식이더군요. 특히 메일 경제는 자사 기자가 봉변을 당한 것은 위로를 보내나, “문통이 이번 방중에 관해서 중국 언론에서 전혀 관심이 없고, 시진핑에게 의도적으로 홀대 받았다. 그게 정점이 사건이 기자 폭행이다.”라고 하는 건 명색이 언론이라면 감정 조절을 해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일을 겪으면서 중국이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서 매우 심각한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특히 청와대 출입기자는 둘째 치고 청와대 이주용 국장이 뒷덜미 잡히고 쓰러졌습니다. 청와대 국장급이 쓰러질 동안 경호 인력이 대처 못한 건 정말 유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