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빈껍데기 암호화 장비'에 19억원 펑펑
세금이 새나간 곳 두 번째입니다. 공군이 지난해 말 스마트폰용 보안 칩과 서버 등 암호화 장비를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핵심인 암호화 프로그램이 깔려있지 않아 제 기능을 전혀 못하는 빈 껍데기나 다름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상 깡통 장비인데요. 이걸 사는 데 19억원을 썼습니다.
봉지욱 기자가 역시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공군은 전국 비행기지 13곳을 LTE 자체 통신망으로 묶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보안 강화와 네트워크전 대비가 목적입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말 스마트폰용 보안 칩과 서버 등 암호화 장비 3종을 사들였습니다.
모두 19억 원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장비에 핵심인 암호화 프로그램 자체가 아예 없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납품업체 관계자 : 동작하지 않는 장비가 일단 나갔으니까. 껍데기만 나갔으니까. 군에서도 (장비를) 계속 갖고 있는 게 좀 부담됐는진 모르겠지만. 허위 납품을 해서 돈을 받는다는 게 회사 내부에서도 반대가 심했습니다.]
공군 측도 이 사실을 일부 시인했습니다.
군 관계자는 "애초에 빈 껍데기만 납품받은 것은 맞는다" 면서 "자신들은 국정원과 국방부가 지정해준 업체와 수의계약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군은 납품 두 달 만에 돌연 장비를 업체로 돌려보냈습니다.
[납품업체 관계자 : 아무런 개발된 소프트웨어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실질 회수 목적은 개발되지 않은 장비에 (프로그램을) 개발 완료해서 넣기 위한 목적이죠.]
그러나 업체는 아직까지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못했고, 장비는 사실상 쓸모없게 돼버렸습니다.
2천원짜리를 26만원에…보안칩 '납품가 뻥튀기' 의혹
그런데 여기에는 구매비를 엄청난 비율로 뻥튀기한 정황이 있습니다. 장비 구매 비용 19억 원 가운데 15억 원은 스마트폰용 보안 칩 5천800여 개를 사는 데 들어갔습니다. 1개에 26만 원가량을 준 셈입니다. 암호화 프로그램도 없는데 시중가 2천 원짜리를 130배나 비싸게 산 것이어서 납품 과정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종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공군과 기무사는 납품 직전 해당 업체를 방문해 암호화 성능을 시험했습니다.
성능규격서도 없고 시험을 위한 단말기도 개발이 안 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두 차례 방문 검사에서 모두 '합격' 판정을 내렸습니다.
[업체 관계자 : 실제로 동작하지 않는 장비를 어떻게 시험했는지 저도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납품이 끝난 상황까지도 제품규격서가 없었습니다.]
납품 비리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또 장비 구매에 들어간 19억원의 80%가량인 15억원은 보안 칩 5800여 개를 사는데 쓰였습니다.
암호화 프로그램도 안 담겼는데, 시중가 2천원짜리 SD카드를 26만 원에 사들인 겁니다.
특히 지난해 말 9억원어치를 산 데 이어, 장비를 업체에 돌려보내기 직전인 지난 2월 6억원어치를 추가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업체는 육해공 전군 암호장비의 70% 이상을 공급하고 있어 전면적인 조사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http://news.jtbc.joins.com/html/124/NB11039124.html
작성일 : 15-09-2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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