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은 그동안의 막장 집단들과 달리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움직이며 그 사상은 일베와 달리 매우 정상적인 것입니다.
과격한 방식은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이런 방식이 아니면 도저히 관심받기 어려운 주제였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발언은 모두가 이렇게 우려할 만큼 현실에서 위협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은 남성들이 메갈을 눈의 가시로 여기고 '일베나 메갈이나'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걸까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32&aid=0002718372
답은 간단하다. 여성혐오자이자 성차별주의자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즘 단체들은 이런 류의 공격을 그다지 낯설지 않게 느낀다. 유사 이래 모든 소수자 단체들은 도덕적인 완전무결함을 요구받아 왔기 때문이다. 도덕에 한 치라도 어긋남이 있으면, 기득권층은 이를 빌미로 삼아 즉각 소수자 단체를 해체하려고 덤빈다. ‘내가 보기에 싫은 주장’을 하는 단체를 없애기 위해, “그 주장이 옳지 않다.”라는 낯부끄러운 말을 꺼내기보다는, 단체의 도덕성을 공격하는 치졸한 수법을 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득권층의 이 치졸한 수법은 메갈리아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수법과 한점의 오차도 없을 만큼 똑 닮았다. 비도덕성의 화신인 일간베스트라는 존재는 양념으로 사용된다.
메갈의 발언이 강도가 센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진정 악감정을 가지고 아동이나 가족, 독립운동가에게 악담을 하는 것이 아님은 모두가 알 것입니다.
똑같은 발언이라도 화자의 의도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면 마땅히 달리 취급해야 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죠. 일베와 야갤은 똑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똑같은 상대를 향해 지역드립을 날립니다.
그런데 어째서 많은 이들이 일베에겐 정색하고 야갤의 드립은 묵인할까요.
일베의 지역드립은 정치적인 지역 차별 의식을 전제로 했으며 그 확산성과 전염성이 매우 높지만
야갤의 지역드립은 야구팬끼리의 라이벌 감정이 과격하게 표현된 것으로 일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유럽 축구팬이나 미국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우린 이미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이러한 구분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정말 "남성 이데올리기를 모조리 전복해 보여주겠다"는 약자들의 저항 언어가
일베 용어 만큼이나 전염성 높고, 이 사회의 심각하고 위험한 도전이 된다고 보시나요?
그래서 이들이 제기한 여성차별의 심각성도 뒤로 제쳐 두고 메갈리아 때려잡기부터 하려 드는 것인가요?
일간베스트는 그렇게 지탄을 받았음에도 폐쇄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일베의 사상과 방식이 매우 잘못된 것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봤을 뿐입니다.
메갈 사태에 대해서도 그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여러 번 말씀드렸듯 여성들이 가리키는 현실의 차별을 직시하고 반성하는 것입니다.
그 바탕 위에 논의가 진행된다면 여성들은 과격한 목소리를 스스로 거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코갤이 했을 때는 혀나 차고 넘어갔을 일을, 역갤이 했을 땐 눈길조차 안주던 일을
여성이 하니까, 메갈이 하니까 소스라치게 놀라(는 척하)면서 몽둥이를 꺼내드는 남성들이 계속 존재하는 한
메갈들은 더욱 강도를 높여서 도발해 올 것입니다.
이미 진흙탕 감정싸움의 영역이 되어버린 이 논쟁에서 현명한 판단 운운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래도 스스로 자문은 해보길 바랍니다. 그간 인터넷에서 온갖 막장들에게 단련되었을 여러분들이
(주류 지식인들의 강력한 변호에도 불구하고) 유독 메갈에게만 냉혹한 잣대를 들이미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말 상대에게 편견을 갖지 않은, 정상적 사고방식을 가진 이 사회의 성인이라면
이 정도 시위 방식은 이해하고 지켜봐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저는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