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떤 분이 이런 글을 썼더군요.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없고, 유를 무로 만들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은 존재하는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면서 예로 든 것이 질량보존의 법칙인데, 물리학자들은 원칙적으로 모든 과학법칙은 빅뱅에 의해 탄생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모든 법칙이 만유인력, 전자기력, 약한 핵력, 강한 핵력의 네가지 힘과 관련된 법칙만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질량보존의 법칙도 포함한 전반적인 법칙을 의미하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질량보존의 법칙이 예전부터 존재했든 빅뱅 때 만들어졌든, 요즘 나온 가설에 의하면 이런 구분은 무의미합니다.
아래 그림을 참조하세요.
빅뱅은 뭔지 다들 아실테고, 빅크런치는 혹시나 모를 사람들을 위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빅크런치는 빅뱅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빅뱅의 폭발력으로 사방으로 퍼진 물질들이 서로의 중력으로 인해 다시 하나로 뭉치면서 작은 점으로 모이는 걸 말합니다. 반대 개념으로 빅프리즈라고 있는데, 이건 빅뱅의 폭발력이 물질들의 중력보다 커서 계속 팽창하다가 물질 사이의 공간의 밀도가 극도로 낮아지게 되면 우주가 정체, 냉각되는 걸 말합니다.
뭐 빅크런치나 빅프리즈가 중요한 게 아니고, 중요한 건 빅뱅 이전의 세계가 어땠을까 하는 겁니다.
위 그림들에서도 보여지지만, 현재의 물질계, 즉 실수계가 시작되기 전엔 허수계가 존재했고, 그 허수계 이전엔 또 다른 실수계가 있었다는 겁니다.
불교의 무시무종과 맥이 닿는 이론이지만, 기독교로서는 경천동지할 말이지요. 기독교는 시작과 끝이 있다고 하니까요.
위의 두 사진은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약간 단순화 한 것이고, 바로 위 그래프가 그 이론을 더 정확하게 표현한 겁니다. 그래프를 설명하면 실수계와 허수계가 서로 +,-의 균형을 이루며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인데, 우리가 실수계에 살고 있다면 우리가 사는 세계 만큼의 허수계가 존재하고 빅크런치 이후엔 우리 세계가 허수계가 되고, 지금의 허수계는 새로운 실수계가 되어 새로운 법칙의 새로운 세상이 된다고 하네요. 이 사이클이 한번 더 반복되면 또 다른 물리법칙이 적용되는 또 다른 실수계가 만들어지겠지요.
이 이론대로라면 어제 어떤 분께서 말한 유에서 유를 창조되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불필요하게 됩니다. 뭐 전 그 이전에 신이 있다면 유형적인 존재가 아니라 무형적인, 초월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