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이슈 게시판
 
작성일 : 20-02-12 00:44
제가 생각하는 예술: 봉준호의 경우
 글쓴이 : 운드르
조회 : 610  

제가 생각하는 예술이란 인간과 세계에 대한, 특수한 형태의 발언입니다.
하품 나올 얘기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죠. 
그리고 정치란 그 사회 속에서의 인간 간의 관계를 규정하거나
인간들에게 특정한 가치를 부여하거나 인간들을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 존재하죠.
그렇다면, 인간에게서 사회적인 맥락을 제거할 수 없다는 말은
인간에게서 정치적인 맥락을 제거할 수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고
그렇다면 그러한 인간을 조명하는 예술 또한 사회적, 나아가 정치적인 맥락을 완전히는 제거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됩니다.
따라서 저는 예술을 정치적인 맥락과 분리해 미적인 면에서만 바라보자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런 주장이 나쁘다는 건 아니고, 무의미하다고 보지도 않습니다. 다만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어떤 예술도 정치적인 면을 떼어내고 미적인 면에서만 볼 수 없을 것이고,
반대로 미적인 면을 떼어내고 정치적인 면에서만 볼 수도 없을 겁니다. 
그게 예술이라면요. 순전히 정치적으로만 볼 수 있다면 그건 무슨 구호나 선동일 테니까요.

예술이 정치와 결부되어 해석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싫을 수는 있는데,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너무 강하게 주장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말했듯이 그건 불가능합니다.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예술을 구름 위에 묶어두려 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예술은 구름 위에도, 구름 아래에도 존재할 수 있는 건데 말입니다.
하나마나한 얘기지만 예술을 정치적으로만 다루려 하는 것 역시 불가능한 얘기일 테고요.
인간이 구름 아래에 있으면서 때론 구름 위도 보는 존재임을 인정한다면,
예술 또한 그러한 인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더구나 봉준호 감독처럼, 범지구적인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각자에게 배당된 구획 안에서 서로를 이용하거나 배제하려 드는, 진정한 이해나 소통이 존재하지 않는 현재의 상황을 통렬하게 그려낼 줄 아는 예술가라면 제가 말한 의미를 저보다도 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봉준호 감독이 과거에 민주노동당 당원이었다는 사실은 제쳐두더라도 말입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지나가다쩜 20-02-12 00:45
   
아! 가생이에는 좋아요 버튼이 없어서... 아쉽네요.
     
운드르 20-02-12 00:48
   
아이고... 그 말씀에 제가 좋아요를 눌러드리고 싶네요^^;;
          
지나가다쩜 20-02-12 01:07
   
꾸욱~
호센 20-02-12 00:50
   
오 필력 있으시네요
     
운드르 20-02-12 00:53
   
감사합니다^^;;
호연 20-02-12 00:51
   
예술이 인간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인간의 삶이 녹아나있기 때문이겠죠.

그 인간의 삶은 개인의 영역과 사회적 영역이 있고, 이런 삶의 큰 형태는 그 사회의 정치에 의해 규정되구요.

따라서 말씀하신것처럼 예술과 정치를 분리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고, 억지로 분리해 버린다면 그건 예술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불러야 되리라 생각합니다.
     
운드르 20-02-12 00:54
   
말씀에 깊이 공감하며, 깔끔하게 요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밤이 깊어 그런지 글이 잘 정리되지 않더라구요 ㅎ
에라오 20-02-12 00:53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운드르 20-02-12 00:57
   
읽어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세상의선비 20-02-12 01:16
   
좋아요~! 꾸욱 마음속으로 누르고 잠을 청하러 갑니다. ^^
잘 읽었습니다.
     
운드르 20-02-19 13:32
   
늦었지만 감사드립니다^^
상식이통 20-02-12 01:45
   
봉준호 영화 자체에 정치적 생각을 녹여내는 걸 만드는데
무슨 정치적이지 말래
봉준호가 뉴스룸 나가서 손석희에게 순실이 테블릿 공개때 짜릿하지 않았냐고 묻는 수준인데
왜 3자가 정치적이지 말래
저개바라 20-02-12 08:20
   
진실을 가리는 자들에게 팔요한 글입니다
NightEast 20-02-12 10:51
   
예술의 범주나 종목을 어디까지 두느냐에 따라서 경우는 달라진다 봅니다.
정말 인간사회에 속한 인간이 만든 작품이란거 자체가 원죄처럼 정치랑 무조건 연결된다 말하면 대화 불가능이 되겠지만,
예술은 정말 상업적 관계, 정치적 이념적 관계 등 주변 사회와 전혀 상관없이
순전히 정신적이고 의식세계 상상의 공간에서 만의 정의할 수 없는 무언가에서 뿜어져나와 만들어진 것들도 많기 때문이죠 전혀 뜬금없고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에서 뜬금 나오는 것들요

네 말씀하신 전혀 뜬금없는 구름 위의, 대기권 위의 존재들도 튀어나오는게 예술이라 봅니다. 그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고 봐요

물론 예술이 상업성에 연관되기 시작하면 본문에 말씀하신 경우와 연관될 확률이 대폭 늘어나겠지만
아무도 보지 않지고 관심없지만 혼자 예술신에 빙의되어 뿜어저나오는 작품들 또한 엄연히 예술의 범주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운드르 20-02-13 02:43
   
그렇게 나온 작품이라도 해석 과정에서 구름 아래로 끌어내리는 사람이 항상 있게 마련입니다. 예외라면 프랙탈 정도밖에 생각나지 않네요. 그리고 적어도 오늘날에는, 해석 없이 홀로 존재할 수 있는 예술은 없습니다. 해석이 예술을 만들어내는 시대니까요.
그리고 예술은 상업성과 거의 항상 연관되지 않습니까? 적어도 값을 매기는 순간부터는요. 굳이 예술과 상업성을 분리해야겠다면 재능기부나 해야겠죠.
          
NightEast 20-02-13 22:22
   
예술은 상업성과 연관 안되는 부분도 당연히 있죠 어찌 예술이 모두 상업과 연관될수 있을까요
누군가의 해석을 필요로 하지 않거나 받지 않은 예술들도 널렸어요
그게 단순히 인지도가 낮아서 그럴 수도, 혹은 창작자나 주변 소수들의 자기만족이거나
예술가의 참을 수 없는 배출욕구로 만들어진.. 그런 것들도 모두 예술이죠

창작된 예술들 전체를 보자면, 게 중에서 일부가 눈에 띄어서 누군가에게 평가되고 누군가에게 값이 맥여지는 것이죠
그리고 집합으로 보면 평가되고 값먹여지는 예술은 전체 예술에 부분집합일 뿐입니다

가령 제가 갑자기 무슨 주체할수 없는 아이디어와 열정, 욕구가 생겨서 뭔가 뚝딱 만들거나 그려냈다고 봅시다. 그건 엄연히 예술입니다. 누군가에게 평가되고 값이 먹여질 가능성이 0에 수렴하겠지만요

너무 메이져, 혹은 공식적, 혹은 시장에 올라온, 프로(돈벌이직업)용 작품만을 범위가 아닌
모든 예술작품 전체를 봤을때 이야기를 하는거에요

아 물론 전시나 상업성이 섞이면 님이 말씀하는 부분은 당연히 엮이게 되겠죠
헌데 그게 전체가 아니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아참 그렇다고 예술을 상업성과 사회적 평가로 어쩌고 하지 마라!라는 소리하려는게 아닙니다
당연히 저는 예술이 직업(밥벌이)라면 어느 정도 대중의 평가와 상업성은 염두해야한다 봅니다
취미가 아닌 직업이라면 최소한의 밥벌이는 목표해야하는게 당연하다 보니까요
               
운드르 20-02-17 11:12
   
그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겠는데, 제가 말하려는 예술과는 처음부터 무관한 얘깁니다.
사회적으로 해석되고 수용되는 과정에서의 예술을 말하는 거니까요.
제 말이 너무 단정적으로 느껴져서 거부감이 드신 것 같은데, 그것 자체는 이해하겠습니다만
처음부터 맥락이 좀 많이 안 맞는 지적을 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전 공개되지 않고, 따라서 해석을 요구하지도 않는 걸 예술로 보지 않습니다.
그건 제겐 한낱 취미생활일 뿐입니다. 물론 님께서 그렇게 보실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적어도 '사회적 담론의 대상으로서 예술'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건 인정하셔야 할 겁니다.
그리고 제가 말하는 건 처음부터 '사회적 담론의 대상으로서 예술'이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