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27733글에 쓴거처럼 형법 민법 2과목을 청강했을때 얘기입니다.
집이 4층상가건물 임대를 하는데 거의 1년에 한번 명도소송을 합니다.
세입자들이 임대료를 안내요. 전화하면 내일.. 전화하면 내일..ㅎㅎ
이러다가 보증금 다까먹는데 어쩔수 없이 명도소송을 합니다.
20살때 아버님 바쁜일 있으셔서 대리로 명도소송 하러 법원에 갔습니다.
세입자가 사기꾼인데 자기는 그냥 계약서에 싸인만 한 사람이고 임대인은 다른사람이라고 주장..
20살에 난생처음 판사앞에서 자기변론을 하는데 무슨말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더군요.
사기꾼놈은 그나마 말을 하는데 저는 거의 반벙어리 상태.
태어나서 처음 저 자신한테 깊은 빡침을 느꼈습니다.
법 모르면 세상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학년1학기 마치고 입대했는데 2월제대..
2학기 복학하기 전까지 반년넘게 주어진 시간에 법을 배우기로 결심했습니다.
법대 조교한테 청강하려 하는데 1학년 교재좀 알려달라고 하니 시큰둥하게
첯수업때 교수님이 말씀해주신다면서 제대로 안가르쳐줌.
한자정도는 알고 수업들어가야하나 하는생각에 한자를 외우는데 하루 20자도 못외우겠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똘아이짓..
첯수업 들어가고 전공교재 정해주길래 형법,민법 소법전,법률학 개론을 샀는데
한 3-40%가 한자..
다음날 아침 6시에 도서관가서 12시에 집에왔는데 18시간동안 형법책 4장읽음..
한자 옥편으로 찿아가면서 외우다 보니 4장 읽는데 18시간걸림.
다음주 형법수업때 들어가 보니 교수님이 학생하나 지목해서 소법전 조항 읽어보라고 한 다음에
그 법조항으로 강의함.
심장떨림..
법대애들은 오티때 이미 선배들 말듣고 공부해온 모양인데 난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
하루 5시간 잠자면서 고3때보다 더 미친거처럼 한자공부함.
한 일주일 지나니까 소법전, 전공교재 70%정도는 읽게됨.
한달정도 지나고 나니 95%이상 읽게됨.
석달 지나고 나서는 전공서적 한자 2-30장에 하나정도 모르는 글자 나옴.
무식하게 한자 외우면 답 안나오더군요.
국한 혼용된 책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익혀집니다.
[여담]
첯수업때 출석 다부르신 교수님이 저를 보시더니 "자네는 타과학생인가?"
하면서 쳐다보심.
심장떨림..
학생들 출석부르면서 100여명 얼굴 다 체크하신거임.
나중에 알고보니 국비장학생 출신.
인문계는 이공계보다 10배이상 어렵다는 그 국비장학생 출신.
영어 독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능력자..
사시준비하려고 수업듣냐고 물어보시는 교수님한테 명도소송 일화를 말씀드림.. 나중에 친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