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관련 글이 참 많군요.)- 닉네임과 달리 저는 남자입니다.
전 개를 별로 안 좋아 했습니다.
집 안에서 키운다는 것 자체를...
그런데, 지금은 개가 집에 있습니다.
어느날 놀이터에서 강아지를 발견하고는 한동안 정신줄을 놓고
쳐다만 보고 앉아 있는 5살 제 딸아이를 보고는 그만 그날 저녁에
한마리를 집안에 들여 놓게 되었지요. (비숑 3개월짜리, 훔친 거 아님. 샀음! -_-;)
그후 5년이 흘렀지만
저는 여전히 개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냥, 반갑게 아는 척 하면 쓰다듬어 주고,
어떻게 자고 있나 궁금해서 슬쩍슬쩍 들여다보는 정도로만...
언젠가 죽을 거, 사료만 먹지말고 사람 먹는 음식도 먹어보라고
치킨 조각, 햄, 빵조각 등을 사람 먹는 거 가능한 다 먹이고 있고,
(병원에서는 피부병 생긴다고 주지 말라던데, 하도 먹어서 내성이 생겼는지 그런 건 없네요)
갑갑해서 성질 드러워질까봐 간혹, 아주 간혹 저녁에 끌고 나갔다 오는 정도입니다.
길에 나갈 때도 똥싸고 오줌 싸는 거 치우기 싫어 아예 기저기 채우고 나가지요.
그리고,
'아빠' '엄마' 하는 호칭은 여전히 질색입니다.
개는 개, 사람은 사람. 죽어도 족보는 못 섞겠더군요.
애도, 마누라도 그러고 삽니다.
다만 변한 게 있다면 예전에 좋아했던 보신탕을 5년 전에 끊었다는 정도입니다.
보신탕 먹는 사람을 욕하지도 않습니다. 굳이 못 먹게 말리지도 않습니다.
개 이야기가 많아 저도 한 번 써 봤습니다.
생각해보니, 개집 하나, 기저기, 목줄, 사료살 때 공짜로 받은 딸랑이공 1개,
애들이 싫증나서 버린 인형 2개가 우리집 개의 전재산이군요.
남들보면 우리집 개가 되게 불쌍해 보이겠군요.
어쩌겠습니까. 우리집 개의 팔자인데...
그냥 같이 살 때까지 살다가 죽으면 오염 없을 한적한 야산 찾아가서 깊이 뭍어줄 생각입니다.
그럼 그걸로 끝이지요. 문득문득 생각나면 생각하고, 잊혀지면 잊고 살고...
아, 역시 난 개를 사랑하지는 못하는 사람인가 봅니다.
참, 로젠택배 아줌마가 경멸하듯 쳐다 본 적이 있습니다.
벨소리에 이놈이 미친듯이 짖어 대길래 뒤통수를 몇 대 갈겼더니 그걸 목격하고는...
저는 간혹 개를 때리기도 합니다.
훔쳐먹는 현장을 목격했거나,
분탕질을 하는 걸 봤을 때 말이지요.
그래도 이놈은 배알도 없는지 나만 보면 환장하더군요.
물론 소시지나 햄 때문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