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초기에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조류때문에 잠수부들 작업이 힘들다는 말을 듣고 그라인더를 쓰던 용접기를 쓰던 선수부가 보이는데 윗쪽으로 구멍을 뚫고 들어가면 될 것을 왜 들어가지 않는지 답답했습니다.
위로 들어간다면 조류따위 신경쓰지 않고 선체 수색 속도가 비교 불가능하게 빨랐을테니 말입니다.
물론 부력의 문제가 있긴 합니다.
그러나 부력문제의 해결은 생각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되네요.
잠수부들이 선체진입을 목표로 하지 않고 리프트백을 선체에 연결하는 것에 주력했다면 훨씬 더 작업이 수월하지 않았을까요?
시계확보도 되지 않는데 조류에 떠밀려가며 손으로 더듬어 출입구를 찾는 것 보다 선체 어느 곳이던 로프를 묶을 곳만 손에 잡힌다면 연결만 하고 물위로 올라가는 것이 훨씬 쉬운 작업이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정조 시간에 잠수부를 대량 투입하여 그런 방식의 작업을 했더라면 늦어도 이틀 이내면 충분하지 않았을까요?
리프트 백이 부족할 경우 다른 대체물들도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되구요.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애드벌룬이네요.
급한대로 방송에서 전국에 애드벌룬 수배령을 내렸다면 모르긴 몰라도 순식간에 리프트백 부족분을 메꿀만한 양은 모이지 않았을까요?
용접기를 쓸 경우 생기는 일산화탄소 문제는 괜한 기우이지 않았나 싶네요.
선수부에 사람이 있을 확률은 거의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작업전에 두드리거나 해서 생존자가 가까이 있는지 확인도 가능하구요.
객실 3층 4층에 에어포켓이 형성되어 있다면 선수부와 객실 사이에는 물이 들어차 있을테니 일산화탄소가 그쪽 에어포켓으로 넘어갈 일은 없다고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위의 가정들은 제 생각만이기 때문에 틀릴 수도 있지만요..
엄청난 참사지만 그래도 생존자가 꼭 나오길 빌었는데 결국 이렇게까지 되고 말았네요.
이번 사건을 보며 선장 등 선원들의 잘못이 가장 큰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지만 정부의 안일한 대응 또한 보는 내내 너무나도 답답했습니다.
책임지기가 싫었겠지요.
조류라는 핑계거리가 있으니 어쩔 수 없었고 할만큼 했다라는..
위험 부담을 떠안고 적극적인 대응을 했다가 잘못된 경우 괜한 불똥을 맞게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밖에 머릿속에 없었겠지요.
그러니 배는 점점 가라앉고 더 없이 소중한 시간이 흘러가는데도 잠수부들에게만 모든 작업을 떠넘긴 채 뒷짐지고 바라만 보고 있었겠지요.
그냥 안타깝습니다.
위에 말한 것과 같은 방법이 혹여 불가능 하다 하더라도 뒷짐지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다른 각도로 생각해 어떻게든 생존자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시도했다면 좋았을텐데요..
과연 방법이 그렇게까지 없었을까 묻고 싶네요.
아직 채 피어보지도 못한 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다른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