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려 2만 원짜리 밥' 소치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 푸드 코트에서 먹었던 단출한 식단. 그러나 가격은 무려 2만 원이 넘어 취재진은 분통을
터뜨리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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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방을 어느 정도 치우고 문을 나서기 전, 마음에 걸려 청소하는 직원을 생각해 후배와 함께 평소보다 팁을 두 배 정도 놓았습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니 방은 거짓말처럼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동안 이부자리와 수건 정도만 정리됐던 방은 옷가지와 책, 보도자료까지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서빙고에 있던 김치까지 싹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대회 폐막 때까지 약 2주를 더 버텨줘야 할 소중한 양식이 사라지고 만 겁니다. 더욱이 모 선배의 배려로 포기 김치까지 얻어 출국할 때까지
문제가 없겠다며 든든해 했던 저희들로서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비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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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웃는 얼굴에 침 뱉겠어요?' 소치올림픽 미디어 숙소 청소 직원들의 실수에 대해 미안해 하면서도 조치는 취해주지 않았던 직원들. 오른쪽이
직접 김치를 담가 주겠다고 말한 카테리나
그때였습니다. 어이를 상실한 제게 180cm는 족히 돼 보이는 금발의 미녀가 다가왔습니다. 생글생글 미소를 머금더니 "리시트를 보여달라"고
하더군요. '변상을 해주겠다는 뜻인가 보다' 생각한 저는 한국에서 끊었던 영수증(receipt)을 들이밀었습니다. 그랬더니 입이 찢어져라 웃더니
"레서피(recipe, 조리법)를 보여달라"고 하는 겁니다.(맹세코 제가 잘못 들은 게 아닙니다. 이 여성의 발음은 정말 알아듣기
어려웠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스마트폰으로 김치를 보여주며 열심히 설명을 했습니다. 배추에
고춧가루, 소금, 새우젓(salted shrimps) 등을 넣어야 한다고 했죠. 그랬더니 고춧가루와 새우젓이 없다며 러시아식 김치(Russian
Cabbage)를 만들어서 가져다 주겠다고 하더군요. 그 말에 김칫독에 국물만큼이나마 남아 있던 어이를 완전히 잃어 더는 얘기하지 못하고 방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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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지 강예빈 닮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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