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고등학교 친구들(같은반이었던) 과 술자리를 가졌는데 도중에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을 주제로 몇마디 했습니다. 처음부터 짜증스럽게 토론을 한건 아니지만 갈수록 저도모르게 언성이 높아지고, 어이가 없어지더군요. 짜증나서 몇잔 걸친탓에 완벽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몇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친] 야, 요즘 존1나 시끄러운데 강남역 살인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나] 아.... 요즘 짜증나 죽겠음. 왜 거기서 그 ㅈㄹ임?
[친]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내가 보기엔 여성혐오 맞잖아.(이때까지만 해도 걍 농담인줄;)
[나] 뭔 헛소리야 걔내들 하는 논리나 주장이 하나도 이치에 맞지를 않는구만....
[친] 뭐가 안맞는데?
[나] 아니 애초에 걔내들이 말하는게 뭔데? 남성들이 다 잠재적 범죄자라는 인식을 깔고들어가자는거 아님? 심리학에 대해서 조금만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말 들었을때 개소리라는걸 바로 알수 있어. 심리학의 요체가 뭔데, 사람 심리라는게 고무찰흙같아서 '주변환경' 이라는 오른손, '살아가면서 하는 경험' 이라는 왼손으로 어떻게 주무르냐에 따라서 사자가 나올수도 있고, 코끼리가 나올수도 있고, 비행기가 나올수도 있는건데... 걔내들 말은 남자들의 수백, 수천만가지 심리속에 여자를 혐오해서 범죄를 일으키겠다는게 잠재되어 있다고 획일화 하는거 아님? 말도안돼지, 개소리야.
[친] 잠재적 범죄자 라는말이 그렇게 기분나빠? 자기만 떳떳하면 되는거 아님?
[나] 아니, 우리나라 현행법 읽어보면 그거만큼 무식한 소리가 없다니까? 무죄 추정의 원칙 모름? 경찰들이 용의자 빠르게 강압수사 못하고 그뻘짓을 왜하는데? 혐의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용의자의 인권을 고려해서 그 어떤 누구도 그사람에게 범죄자 취급이나 그런 슬로건을 걸수 없어. 그런데 그사람들이 무슨 권리와 증거들로 남자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겠다는건데? 참.... 사람이 좋은건지 순진한건지.... 야 기분 나빠야 정상이야 ㅄ아ㅡㅡ
[친] 그래도 거기서 시위하는 사람들이 잘못한건 아니잖아. 그 가해자도 여성이 자신을 깔보는것 같아 죽였다라고 말했는데?(말을 못알아 듣는건지;; 이때부터 살짝 화나기 시작)
[나] 아니; 비슷한말 계속하는것 같아서 귀찮은데, 나는 거기서 시위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이 깊은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함. 기레기들이 선동하는 자극적인 기사들 말고 경찰들 수사결과 발표한거 제대로 들어는 봤나? 그사람, 공황장애 1급이야. 1급. 거기에 범행 전에는 원래 1시간마다 복용해야되는 안정제를 몇시간동안이나 미복용한 상태고, 그러면 사람이 어떻게 되는줄 알아? 걍 미친놈 되는거야 미친놈. 그런놈이 한말을 믿어? 그리고 경찰들이 무슨 수사할때 지들이 주먹구구식으로 판단하는것도 아니고, 다 범죄수사 프로파일러, 심리분석 전문가들한테 자문받아서 하는건데, 그사람들이 혐오범죄 아니라고 결론낸걸 그친구들이 무슨 논리로 혐오범죄라고 주장하는지를 도대체가 모르겠음.
[친] 그런가? 그래도 의도는 좋은것 같은데.... 고인 추모하는 거잖아.
[나] 별로 그렇게 보이지도 않음. 애초에 추모 라는 슬로건을 걸어놓고 시위하는 사람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거나 유가족들에게 위로하는것들이 아님. ㅋㅋㅋㅋ 난 이거 들을때마다 어이없어서 웃음이 나옴. 추모한대놓고 위로랑은 전혀 상관없는 얘기를 지껄이고 있는데, 그시간에 발닦고 잠이나 잤으면 좋겠음.
저도모르게 좀 큰소리로 말해서 그런가 술집에 있는사람들이 전부 힐끗힐끗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술맛 떨어져서 다른곳으로 옮기긴 했지만.... 지금 일어나서 생각해보니 좀 어이없어서 올려봅니다. 친구놈 말을 들어보니, 저렇게 생각하는 남자애도 있구나 싶어 좀 놀랐어요;